카타르 LNG선 물량 5조 손실?…역대 최고 선가에 조선사 셈법 분주
[서울=뉴시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카타르 LNG선박 발주를 눈앞에 두고 근심이 깊다. 24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고 본격적인 물량이 나오는 시점인데 선가가 당시와 비교해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당시 가격으로 선박을 건조한다면 척당 45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6월1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와 2027년까지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 건조를 위한 슬롯 예약 약정서(DOA)를 맺었다.
해당 계약은 700억 리얄(약 24조6000억원)이 넘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였다.
당시 카타르는 2027년까지 천연가스 생산능력을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LNG선박도 대규모로 필요할 것이라 예상하고 국내 조선사들의 슬롯(도크)을 미리 예약한 것이다.
계약 체결이 알려진 뒤 국내 업계에서는 장기간 일감을 확보했다며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우리 거제시민들과 함께 거제시의 흔들림 없는 100년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본격적인 발주를 앞둔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선가가 20% 이상 뛰었는데 카타르에서는 당시 선가로 계약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와 계약한 LNG선이 어떤 규모이며 어떤 옵션이 적용될 지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17만4000㎥급 LNG선가로 단순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차이나는지 대략 살펴볼 수 있다. 본 선박의 현재 가격은 2억2500만 달러 수준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와 계약할 당시에는 1억9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2년 전과 비교해 약 3500만 달러(약 450억) 뛰었다.
국내 조선사들이 2020년 가격으로 카타르 선박을 건조한다면 4조5000억~5조원 가까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보다 더 크고 많은 옵션이 들어간 선박을 건조한다면 손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이에 대해 '과한 우려'라고 해명하고 있다. 당시 선가보다 높게 계약했고, 2027년까지 계약한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충분히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 측은 지난달 28일 열린 1분기(1~3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타르에너지공사(QE)와 합의한 가격은 당시 시장가격보다 1000만~1500만달러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카타르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로, 단기적 상황 변화에 따라 손실이 규정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며 "3년에 걸쳐 이뤄지는 프로젝트인 만큼, 상황에 따라 방안을 마련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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