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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중소기업 '상생' 첫 걸음 뗐다…다음 과제는

등록 2022.12.12 17:42:51수정 2022.12.12 17: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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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14년 만이다. 중소기업의 숙원이었던 '납품단가(대금) 연동제'가 2008년 처음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뒤 마침내 법제화에 성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긴 세월 국회를 공회전했던 법안이 이번 정부 들어 단기간에 급물살을 탄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사실상 "시장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며 반대해왔던 여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 만큼 시대적 요구가 강렬했던 것으로 밖에 설명이 안된다. 여기서 말하는 시대적 요구는 '상생'일 것이다. 실제로 해당 법안의 정식 명칭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이다.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는 분명 이 '상생'의 첫 걸음을 뗐다고 할 만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실질적인 연착륙을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동안 상생의 주체인 대기업의 공감대를 얻어내기 위해 논의 과정과 시범 사업 등에 끊임 없이 대기업을 포함시켜왔다.

그럼에도 납품단가연동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시점까지도 대기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들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쏟아냈다.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공장 해외 이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다소 '뒷 북'스러운 처사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상생의 주체인 이들을 배제하고 갈 수는 없다. 이제 남은 시범 사업과 법 시행 이전까지 주어진 타임라인 동안 한층 세밀한 조율로 이들의 한층 능동적인 동참과 인식 제고를 이뤄내는 것이 과제다.

이와 함께 '상생'의 길을 해치는 또 다른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납품단가는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수많은 불공정거래의 행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중소기업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또 다른 불공정거래 가운데 대표적으로 '기술유용(탈취)'이 있다.

기술유용 분야에서도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하도급법 및 상생협력법상 사인금지청구제도', '과징금을 재원으로 피해지원금 기금 마련' 등의 법안이 최근 몇년 사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소관위 논의에 그친 상태다.

논점은 굵직하게 두 가지다. '영업비밀'의 범주에서 보호받고 있는 증거자료의 공개 여부와 피해 사실 입증 후 피해 기업이 직접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공정거래법 위반' 판단이 있더라도 막상 이에 따른 피해 보전이 쉽지 않은 것이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공정위에서 이미 확보한 증거 자료를 민사소송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다만 기술유용 분야에서 논의되는 쟁점들은 주로 사건이 일어난 이후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유용이라는 것이 사실상 '범죄'의 범주에 해당되기에 당연한 결과다. 그럼에도 진정한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과 같이 '예방'과 관련된 논의들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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