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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메모리 '실적쇼크' 현실화…업황 회복 언제쯤?

등록 2023.01.07 09:20:00수정 2023.01.07 09: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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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이익 69%↓…SK하이닉스 적자 전환

"메모리 구매 수요, 예상 밖 큰 폭 감소" 위기 고조

업계 재고 건전화 노력 '속도'…하반기 반등 기대감↑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9% 급감하며, 반도체 업계의 '혹한기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적자 가능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올 상반기 중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반도체 업황 개선은 아무리 빨라도 오는 3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추정치 평균)인 6조9254억원을 2조6000억원 정도 밑돈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래 가장 적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 배경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메모리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할인 경쟁이 벌어지며 메모리 제품 가격이 큰 폭 하락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IT 기기는 물론 서버용 제품 등 기업 시장까지 업계 전반에 걸쳐 수요 쇼크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PC용 메모리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 분기 대비 22.46% 하락했다. 이어 내년에도 10~15% 하락률을 보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올해 상반기는 메모리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반도체 고객사들이 긴축 경영에 들어가고, 고금리·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반도체 수요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금보다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미 메모리 기업인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적자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조6650억원, 영업적자 7663억원이다. 일부에선 낸드 플래시 사업의 심각한 부진이 나타나며 적자 폭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 중 반도체 사업부문의 적자 전환 전망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1분기 695억원 적자, 2분기 674억원 적자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7052억원 적자)가 마지막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반도체 재고 소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업황 반등의 신호탄을 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범용 양산 제품인 메모리는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크게 좌우된다. 제조업체가 생산을 줄이면, 협상을 통해 가격이 인상되는 구조다. 이미 마이크론,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등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감축에 나섰다.

특히 공급 과잉 우려가 D램보다 컸던 낸드플래시의 경우 업계의 감산 노력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플래시의 올해 1분기(1~3월) 거래가격 하락률이 평균 10~15%로, 전 분기 20~25% 대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공급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 적극적인 생산 축소에 나서며, 업체 간 할인 경쟁으로 거래가격 낙폭이 커지는 악순환이 어느 정도 통제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가 업계의 감산 노력에 동참하면 업황 반등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을 줄이지 않더라도, 차세대 공정 전환 등으로 일시적인 생산량 감소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를 통해 2023년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고객들의 과잉 재고가 정상화되는 올해 3분기 이후 고객들의 재고 재축적이 시작되고 4분기 수요가 회복되며 반도체 가격의 회복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예정된 신규 증설과 공정 전환 계획을 일부 지연시키며 올 3분기부터 공급 축소와 재고 감소 효과로 업황 개선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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