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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구조조정 성과" 삼성물산 패션 韓업계 첫 '2조 클럽' 등극

등록 2023.02.02 16:00:27수정 2023.02.02 16: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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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 작년 국내 업계 첫 연매출 2조…영업익도 사상 최대치

이준서 부문장 경영 리더십 주목…브랜드 구조조정, 新명품 집중 결과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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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LF·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코오롱FnC 등 국내 5대 패션 기업 중 연 매출 '2조 클럽'이 탄생한 첫 사례다.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수백억원 적자를 냈었지만, 빠르게 회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패션부분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0억원으로 80% 급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독점 수입하고 있는 신(新)명품 브랜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아미·메종키츠네·톰브라운·르메르 등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날개돋힌 듯 팔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온라인과 신명품뿐 아니라 빈폴과 남성·여성복, 에잇세컨즈 등 전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이상 신장했다"고 말했다.

매출 2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던 삼성물산 패션이 이러한 결실을 맺은 배경엔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수 년 동안 진행한 브랜드 구조조정의 고충이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은 2016년부터 부진한 브랜드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했다. 자체적으로 만들어 간판 브랜드로 키운 빈폴스포츠와 삼성그룹의 모태 사업인 직물사업마저 과감하게 접었다. 이런 구조조정 작업은 무려 5년에 걸쳐 진행됐다.

2015년부터 2년 간 54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운영 길로 접어든 삼성물산 패션은 브랜드 구조조정을 선언하며 가장 먼저 엠비오와 라베노마를 정리했다. 이때 오프라인 판매가 부진했던 빈폴키즈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해 야심작으로 내놨던 '에잇세컨즈' 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면서 2018년엔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전부 철수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듬해인 2019년엔 30년간 운영해온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도 중단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부진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며 2017년부터 다시 실적을 회복하며 300억대 흑자를 냈지만,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 수장으로 선임된 이준서 부문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악화된 영업 환경 속에서도 다시 회사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층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단행했다. 또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패션 소비주체인 MZ세대 니즈에 맞는 명품 브랜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방향도 기존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타깃 고객층을 공략했다. 대형 팝업을 진행하고 매장 분위기를 힙한 분위기로 바꿔 고객이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체적으로 만들어 큰 성공을 이룬 간판 브랜드 '빈폴스포츠' 사업을 철수하는 뼈아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때 브랜드 구조조정 뿐 아니라 근무 체계를 주5일제에서 주4일제로 전환하고,임원들이 임금의 10~15%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등 대대적인 긴축 경영을 펼쳤다. 이렇게 체질을 개선한 덕분에 실적은 수직 상승세를 탔지만, 이 부문장의 구조조정 작업은 계속됐다.

2021년엔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수공예 가죽 전문 브랜드 '발렉스트라' 사업을 중단하고, 지난해 11월엔 경북 구미 공장을 문 닫으며 66년만에 양복 원단을 만드는 직물 사업도 정리했다.

직물 사업은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56년 섬유 국산화를 선언하며 대구에 제일모직을 세우고 원단을 생산한 그룹의 모태 사업이다. 직물 사업 철수 역시 부진한 실적 때문이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수입 원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2018년부터 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진했던 삼성물산 패션이 2년 전부터 급격한 실적 상승세로 돌아선 데에는 브랜드 체질 개선 작업을 계속하면서 패션 소비 중심층으로 떠오른 MZ세대 트렌드에 철저하게 맞춘 신명품 브랜드와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런 기세라면 앞으로 매출 3조원 시대도 빠르게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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