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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와 물만 이용…과산화수소 대량생산 길 열렸다

등록 2023.03.14 11:32:24수정 2023.03.14 15: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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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진, 세계 최고 효율 새 전기 촉매 개발

전기소모 적어 단가 1/3, 이산화탄소 배출 1/10

촉매 1㎏, 하루 6.6t 대량 생산…자체 기록 갱신

[대전=뉴시스] IBS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 모식도. 이 촉매를 통해 친환경적인 전기에너지만 사용하면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소모된 에너지는 산업적 안트라퀴논 공정의 1/4수준(16GJ/ton vs 70GJ/ton)을 달성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IBS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 모식도. 이 촉매를 통해 친환경적인 전기에너지만 사용하면서도 과산화수소 생산에 소모된 에너지는 산업적 안트라퀴논 공정의 1/4수준(16GJ/ton vs 70GJ/ton)을 달성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산업현장에서 과산화수소를 산소와 물만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과 성영은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에드워드 살전트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고 효율로 과산화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상용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 대비 전기 소모가 4배 적어 제작단가를 3분의 1 이하로 낮추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불순물 제거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현재 과산화수소는 '안트라퀴논' 공’으로 생산된다. 안트라퀴논이라는 유기물에 수소를 첨가하고 공기로 산화시키는 단계를 거치지만 값비싼 귀금속인 팔라듐 촉매를 다량 사용해야 하며 공정이 복잡하다.

또 에너지 소모량도 많고 부산물로 유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도 있다.

최근 산소(O₂)에 전자를 추가하는 환원 과정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압력이나 고온이 필요 없고 부산물이 없어 깨끗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위한 적절한 산업용 촉매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IBS 연구진은 지난 2020년 귀금속 대신 값싼 금속인 코발트 기반 촉매를 개발하고, 물과 산소만 이용해 전기화학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해 냈다.

코발트는 1㎏당 약 3만 원으로 기존 촉매로 사용돼온 팔라듐(약 6100만 원)이나 백금(약 4000만 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촉매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지만, 실제 산업 규모보다 100배 이상 작은 실험실 규모에서만 활성을 보인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연구진은 기존 장점을 유지하면서 산업 규모에서도 높은 활성을 보일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켰다. 1㎏의 촉매로 하루 6.6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성능으로 2020년 세웠던 기록(341.2㎏)을 크게 갱신했다.

이병훈 캐나다 토론토대 박사후연구원(前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은 "2020년 개발한 촉매는 그래핀 위에 코발트 원자를 올린 형태였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원통형 탄소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에 분자촉매를 결합했다"며 "분자촉매는 산업에서 주로 이용되는 촉매보다 높은 성능을 보이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이용이 제한적이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촉매는 산업적 적용이 가능한 전류밀도(0.3A/㎠ 이상)에서도 높은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보이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고농도의 과산화수소(5wt%)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10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해도 초기 성능의 99% 이상을 유지하는 안정성도 확보, 1t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16GJ(기가줄)로 기존 안트라퀴논 공정(70GJ/ton)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성영은 부단장은 "초고농도 과산화수소(30wt%)를 전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촉매를 개선시킬 계획"이라며 "과산화수소는 물과 희석해 원하는 농도로 사용되는데 고농축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 이득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4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IF 40.71)’ 온라인 판에 실렸다.(논문명:Atomic-level tuning of Co-N-C catalyst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H2O2 production)

현택환 단장은 "과산화수소뿐 아니라 분자촉매를 이용한 여러 유용한 화학연료 전기적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학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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