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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첫 민간발사체 성공한 이노스페이스 "내년 상업 시장 진출…기술특례 상장 추진"

등록 2023.03.21 14:15:34수정 2023.03.21 15: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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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화상 인터뷰 "상업 발사체 엔진 개발 완료"

브라질·노르웨이·한국 발사장 확보…'큐브 위성' 시장 타깃

[서울=뉴시스]국내 우주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엔진비행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 (사진=이노스페이스 제공)

[서울=뉴시스]국내 우주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엔진비행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 (사진=이노스페이스 제공)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악전고투 끝에 시험 발사체 '한빛 TLV' 발사에 성공했다. 내년 상반기 기술 특례로 상장한 후 하반기에는 상업발사체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21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험 발사체 성공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위성발사체 '한빛(HANBIT)' 시리즈에 적용할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의 비행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현지시간 19일 오후 2시52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52분) 발사했다.

시험 발사는 성공적이다. 한빛-TLV는 자체 발사대에서 점화 후 106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한 뒤, 4분 33초 동안 정상비행 후 브라질 해상의 안전 설정 구역 내에 정상 낙하했다.

김 대표는 "이번은 엔진 성능을 확인한 것으로 상업 발사체에 사용할 1단 엔진 개발을 완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빛'은 '한국의 빛이 되자'는 뜻이다. 김 대표는 "민간 발사체 시장을 주도하면서 첫 번째로 우주 분야 사업화에 성공하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성능을 검증한 엔진의 이름은 '하이퍼-15'다. 이는 고체 로켓과 액체 로켓의 특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이노스페이스가 유일하다. 추진제는 고체상태 연료 파라핀, 산화제는 액체를 이용한다. 액체만 이용하거나 고체만 이용하는 것 대비 구조가 단순하고 액체 산화제의 유량을 조절할 수 있어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 일례로 고체로켓은 무기체계에, 액체로켓은 누리호가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핵심기술인 고성능 파라핀 소재의 고체연료는 폭발 위험성이 없어 안전하고, 제조시간을 줄인다"며 "전기모터 산화제 공급방식의 소형·경량화 특허기술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이노스페이스의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민간 벤처캐피탈을 통해 개발 비용 550억원을 유치했는데, 해외 기업은 최소 1000억원의 자금과 우리보다 2~3배 많은 인력을 동원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21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험 발사체 성공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21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험 발사체 성공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시험 발사체 성공을 발판 삼아 내년 상반기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지난해 하반기에 상장 주관사를 선정,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후 내년 말에는 2단형 상업 발사체 '한빛 나노' 발사에 도전한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상업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포부다.

한빛 나노는 중량 50kg급 탑재체를 500km 태양동기궤도에 투입시키는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다. 2단에는 약 15톤, 2단에는 약 3톤의 추력 엔진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단분리, 페어링 분리 등의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나노 다음으로 '마이크로', '미니' 순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미니는 중량 500kg 이하 소형 위성을 수송할 수 있다. 탑재 엔진은 나노 1개, 마이크로 4개, 미니는 1단에 7개, 2단에 4개를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된 타깃은 큐브 위성으로 이를 제작하는 위성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들이 1차 고객군이 될 수 있다. 현재도 수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시험 발사 성공으로 상업 발사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협의 과정이 실질적 계약 과정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상업 발사 서비스를 위해 사용 발사장도 늘리고 있다. 당장 올해 노르웨이 발사장 사용 계약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국내에서 구축 중인 고흥 발사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이용한 브라질 발사장은 남미 고객, 노르웨이는 유럽, 우리나라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며 "세 곳의 발사장을 통해 빠른 속도로 상업 발사 횟수를 늘림으로써 자생력으로 회사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익분기점 달성은 2026년 연 35회 이상 발사하면 가능하다. 김 대표는 "1회 발사시 20억~50억원이 드는데 세 곳의 발사장에서 매월 한 번 이상 발사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민간 발사장 구축과 관련,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는 '속도'를 당부했다. 그는 "경쟁사가 빠른 속도로 발사체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이루고 있다"며 "그들과 경쟁하려면 우리도 빠르게 나서야 지금처럼 진입 장벽이 낮을 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시점이 늦어질수록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번 발사 성공에 힘이 돼 준 브라질과 우리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2019년 브라질 발사장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며 "당시 우리나라에선 찾기 어려워 스케줄 상관 없이 민간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해외를 물색했는데 브라질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발사장이 브라질 공군이 관리하는 군사 시설이다 보니 정작 계약을 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국방부 등이 한 뜻으로 나섰고 결국 현재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민간 발사장 구축은 아직 안 돼 있지만 정부에서 해외 발사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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