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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중국行 이재용·최태원, 속내 '복잡·착잡'

등록 2023.03.28 06:00:00수정 2023.03.28 15: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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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 한국 경제인 중 유일한 연사로 참석, '사회적 가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사진 SK)

【서울=뉴시스】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 한국 경제인 중 유일한 연사로 참석, '사회적 가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사진 SK)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빗장을 열기 시작한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 한국 반도체기업 CEO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 속에 한국 기업에 대한 양국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눈치보기'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부터 나흘간 중국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한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 포럼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1·2022년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올해는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다.

SK는 보아오포럼 주요 후원사 중 하나로 최 회장은 상임이사를 맡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9년까지는 매년 포럼에 참석했으며, 2021년과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중국 견제가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방중을 놓고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 활로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올 1분기 조(兆) 단위 영업적자 전망이 제기되는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2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우시와 다롄에서 반도체 공장도 운영하는데 우시에서는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40~50%를, 다롄에서는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20%를 맡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3.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3.03.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25~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 3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이 회장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과 함께 천민얼 톈진시 서기와 면담을 갖고 현 경제 위기에 대한 타개책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톈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하고,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하지만 베이징 인근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5월 이 공장을 찾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반도체 산업이 미중 갈등 한복판에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중국 내 반도체 공장 방문 일정을 잡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공개된 미국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조항이 중국 투자에 있어 사실상 '유예 조치'를 받은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회장은 3년 만의 방중에도 최대한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중국발전포럼 행사장에서 중국 방문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베이징 날씨가 좋다"는 질문과 상관없는 대답만 짧게 하는 등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모두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장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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