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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사상 최대 분기 적자…메모리 실적 쇼크 '신호탄'

등록 2023.03.29 16: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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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도 반토막…감원 비중도 10→15%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역대급 적자 불가피

"20조 투자해 센트에 팔아" 감산 여부 주목

마이크론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크론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재고 평가 손실 여파로 회계연도 기준 지난 2분기(12~2월)에 3조원 규모의 적자를 보였다. 매출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낮아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 '실적 쇼크'의 신호탄을 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36억9300만달러(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77억8600만달러 대비 52.6% 감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37억1000만 달러)에도 못미쳤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14억3000만달러(1조8000억원) 규모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메모리 반도체 판매 가격이 추락하는 가운데, 창고에 쌓여 있던 재고 가치가 원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만 20억7700만달러(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당기 순손실도 역대 최대인 20억8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마이크론은 다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오는 회계기준 3분기(3~5월) 가이던스(기업 자체 전망치) 기준 37억달러(35~39억)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60% 감소한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올해 감원 규모를 전체 직원의 10%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이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의 실적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회계기준이 다르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도 올 1분기 4분기 이상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삼성전자 전체 이익도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SK하이닉스도 3조~4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추가 감산 결정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마이크론 측은 "올해 D램의 비트 공급 증가율은 유의미하게 '소극적(네거티브)'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낸드의 경우 올해 비트 생산량이 전년 대비 더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설투자 규모는 70억달러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 따르면 이는 기존 투자 금액 범위의 하단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추가 감산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며 1년에 20조원 넘는 투자를 하고, 6개월 동안 600개가 넘는 공정이 투입돼 나온 제품이 센트(cent)에 팔리고 있다"며 "D램 3사가 엄청난 공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치킨) 게임을 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의 속도가 빨리 내려가는 과정을 겪을 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차세대 공정 전환을 통한 자연적, 기술적 감산을 진행 중이다. 적자 전환에도 현 무(無) 감산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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