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도 나만의 반도체 만든다"…정부, 매년 500명 이상 칩 제작 지원
과기정통부,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 위한 설계 검증 서비스' 착수
공공 팹 활용해 칩 무료 제작…올해 4분기 시범 서비스 시작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차별화된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을 위한 설계 검증 서비스에 착수했다. 반도체 설계 전공 학부생·대학원생은 이 서비스로 올해부터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해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반도체 설계 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과 현판식 등을 개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핵심이므로, 전 부처가 인재 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지시에 대한 후속 조치 중 하나다.
학생들이 설계한 반도체 칩 제작을 신청하면 ETRI·서울대·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운영하는 반도체 팹에서 500㎚ CMOS(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칩이 제작, 패키징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칩이 설계한 대로 동작하는지 직접 측정하고 분석해 검증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를 공부하는 학부생은 그간 칩 제작 기회를 사실상 지니지 못했다.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도 주로 상용 파운드리에서 칩 제작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싼 가격과 오랜 대기시간, 부족한 피드백 등에 한계가 있어 학생 대다수가 칩 제작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또 전문 파운드리에서 제공하는 프로세스 설계 키트(PDK)는 설계자가 알아야 하는 정보로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 하지만 PDK는 비밀유지계약 아래 제공되기 때문에 학부생들에게 제공되기 어렵고 수업에서도 사용되기 어렵다.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내 칩(My Chip) 제작 서비스는 국내 공공 팹을 활용해 학부생·대학원생에게 무료로 신속하게 칩을 제작해주고 관련 사항을 빠르게 피드백할 수 있는 체계로 추진된다.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이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매우 실효적인 교육 모델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을 위한 반도체 설계 검증서비스는 지난달 사업 참여기관이 확정됐다. 서비스 준비를 거쳐 4분기에 시범 서비스를 1회 제공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매년 6~12회 이상의 설계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매년 500~1000명 이상의 설계 전공 학생들이 칩 제작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보다 효율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이 사업이 그런 사업 중의 하나로 이를 통해 뛰어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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