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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빠진 LH…철근 빠진 '순살아파트' 15개 단지 도마 위

등록 2023.07.31 00:01:00수정 2023.07.31 09: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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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구조 보강철근 누락…긴급 보완 공사

부실시공 예방 위해 LH 대대적인 개혁 필요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시흥은계 지구 수돗물 이물질 및 LH 무량판 조사 결과 관련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07.3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시흥은계 지구 수돗물 이물질 및 LH 무량판 조사 결과 관련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07.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인 철근 누락 사례가 공공 아파트에서 무더기를 나오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허술한 공사 관리·책임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아파트 가운데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전단보강근철근(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LH의 관리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발주한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가운데 15개 단지에서 반드시 시공해야할 철근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근이 빠진 단지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황이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로,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LH가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발주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91개 단지 중 이미 준공된 단지는 38개(38%), 공사 중인 단지는 56개(62%)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견된 15개 단지 중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 5개 단지는 시공 미흡으로 이러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종류별로 나눠보면 각각 수도권에서는 분양주택 4곳, 임대주택 4곳에서 이러한 부실이 발견됐고, 지방에서는 분양주택 1곳, 임대주택 6곳에서 전단보강근 부실이 발견됐다.

이들 중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은 5개 단지로, LH는 이중 1개 단지에 대해서는 현재 보완 공사를 진행 중이고, 4개 단지는 정밀안전점검을 추진 중으로 곧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입주 전인 10개 단지 중에서도 6개 단지는 보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4개 단지도 입주 전에 보완을 마치겠다고 설명했다.

LH가 발주한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부실시공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LH의 체질을 확 바꾸는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철근 누락으로 인한 아파트 붕괴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매우 무겁고 국민께 사죄의 말씀 드려야 하는 주제에 대해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며 "주민들이 직접 살고 계신 아파트에서 생활의 가장 기초인 먹는 물과 안전의 기본 중 기본인 시설물 안전 문제가 생긴 건 어떠한 변명으로도 덮을 수 없는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LH 공기업이 지은 아파트에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LH에 대한 감독 부처로서 공공주택에 대한 사업 감독을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저는 무거운 책임감을 직접 짊어지고 이런 문제들을 원칙대로 처리하고 한시도 국민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철근 누락이 시공사의 과실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공사 발주부터 설계, 시공, 감리까지 공사 전 과정에 책임있는 발주처라는 점에서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한준 LH 사장 역시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그동안 LH는 주택에 대해서 발주만 했지 관심이 없었다. LH 공사 사장으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LH는 모든 분야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15개 단지에 대한 설계가 어디에서 발주됐고, 관여한 자가 누구인지, 감리는 언제 발주됐고 감리 관여한 자는 누구인지, 시공업체들은 어떻게 선정하고 관여한 자가 누구인지 모두 조사해 관련된 사람은 한치의 의혹 없이 책임지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진행할 예정으로, 철근 누락 아파트가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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