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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열린 민방위훈련…시민들 대다수 '무관심'[르포]

등록 2023.08.23 15:03:47수정 2023.08.23 1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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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 참여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경보 울리면 대피해야 하지만 시민들 무관심 속 일상 이어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열린 23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을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2023.8.23.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열린 23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을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2023.8.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에에엥~ 국민 여러분께서는 가까운 대피소로 안전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민방공훈련)이 6년 만에 열린 23일 오후 2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사이렌 소리에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일상을 이어갔다.

이날 훈련은 공습경보 발령(오후 2시 민방위 대피소 또는 지하 공간 대피), 경계경보 발령(오후 2시 15분 대피소에서 나와 경계 태세 유지하며 통행), 경보 해제(오후 2시 20분 일상 복귀) 순으로 이뤄졌다.

공습경보가 울린 오후 2시 원칙상 모든 국민이 대피소로 이동해야 하지만, 대다수 시민은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통행하는 상황이 눈에 띄었다.

수원 거리를 지나던 최모(34)씨는 "민방위 훈련이 이뤄지는 것은 알지만, 바쁘기 때문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또 다른 시민 박모(47)씨는 '공습경보에 맞춰 대피하지 않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피소 위치나 경보가 울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용은 다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2시 정각 사이렌이 울리자 수원시청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던 김모(27)씨는 "훈련이 있다고 해서 미리 대피소를 찾아봤다"며 "최근 북한이 정말 전쟁할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이번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후 2시 15분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수원시청역 6번 출구로 나온 이모(52)씨는 "10분 전께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민방공훈련으로 역사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해 기다렸다"며 "약속 시간에 조금 늦었지만, 기다리는 동안 전쟁 상황이 벌어지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휴대전화로 찾아보게 돼 의미 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열린 23일 오후 2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을 지나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모습. 2023.8.23.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열린 23일 오후 2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을 지나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모습. 2023.8.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시청 인근에서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도 함께 진행됐다.

수원남부소방서와 수원남부경찰서, 권선구청, 수원도시공사 등 기관이 소방펌프차, 순찰차, 견인차, 주정차 단속차 등을 투입했다.

훈련은 집결지인 수원 효정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해 수원시청, 1번 국도, 권선시장 일대, 수원가구거리를 지나 경기아트센터까지 도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방 행정차량을 선두로 한 훈련 차량 행렬은 '소방차 길 터주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 등 안내방송과 함께 이동했고, 도로 위 차량 운전자들은 천천히 길을 터주며 이동을 도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진행된 전 국민 참여 민방공훈련은 남북 긴장 관계 완화와 코로나19 등 이유로 2017년 8월 이후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이 지속되는 등 상황에 맞춰 공습 발생 시 국민이 신속히 대피할 요령을 익히도록 6년 만에 열렸다.

민방위 대피소는 아파트 지하와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 전국 1만7000여 곳이 지정돼 있다. 자세한 위치는 네이버와 카카오, 티맵,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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