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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아닌, 방사능 투기" 소래포구어시장 상인들 '한숨'[르포]

등록 2023.08.24 16:42:25수정 2023.08.24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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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한 24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전통어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08.24.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한 24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전통어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08.24.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오염수 방류 아닌, 방사능 투기 수산업계 직격탄 맞아.”

24일 오후 2시께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휴대전화 화면 너머 뉴스를 접하곤 비통한 심정을 공유했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하면서다.

지나는 손님을 불러 세우기 위한 상인들의 목소리에서도 무기력함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날 상인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을 찾는 손님들의 수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꽃게 금어기가 끝나 본격적인 대목을 앞두고 있던 터라 상인들의 아쉬움은 더욱 깊어졌다.

소래포구에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40대 여성은 “지난해 대비 어시장을 찾는 사람의 수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수 소식과 함께 맞물려 최근 ‘꽃게 바꿔치기’ 사건이 터지면서 주머니 사정은 악화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꽃게철을 앞둔 상황에서 오염수 방류가 시작돼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 정부를 향해 원망의 목소리를 토해내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전세계의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그렇게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오염수를 농업용수로 사용을 하든지 해서 자체적으로 소비시키면 될 일이지, 왜 전세계 사람들을 위험해 빠뜨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방사능 투기”라면서 “수산업계 관계자들의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꼴”이라고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2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수산시장에서 관계자가 방사능 측정기로 수산물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공동취재사진) 2023.08.22.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2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수산시장에서 관계자가 방사능 측정기로 수산물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공동취재사진) 2023.08.22. [email protected]


이에 남동구는 소래포구를 찾는 고객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관내 유통 수산물의 안전관리에 나선 상태다. 구는 소래포구를 포함한 관내 수산물 판매업소에서 판매되는 어린이·노약자 다소비 수산물과 단체급식에서 취급되는 수산물 및 수산물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방사능 오염 지표인 요오드(131I) 및 세슘(134Cs, 137Cs) 검사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주기적으로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남동구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관내 유통 중인 수산물 11종(우렁이, 조개, 낙지, 조기, 다슬기, 가자미, 먹장어, 새우, 멍게, 굴, 전복) 17건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구에서는 ‘해양수산 방사능 안전관리 정보’를 구 홈페이지와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입구에 설치된 ‘수산물 안전 신호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게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염수 방류 이전의 검사결과인 동시에 방사능으로 인한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만큼 상인들의 걱정을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시청과 구청에서 발 벗고 나서 방사능 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오염수가 수산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다보니, 답답한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능 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연이어 나오면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상인들은 수산물이 안전하길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 방침을 바탕으로 이날 오후 1시3분께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방류를 위해 1t의 오염수를 1200t의 바닷물로 희석했다. 여기서 표본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ℓ 당 43~63베크렐(㏃)이었다. 국가 안전기준 1ℓ 당 1500베크렐 미만 조건을 만족해 안전하게 방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염수는 24일에만 200t이 방류된다. 방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일 방류량을 500t으로 끌어올린다. 24일부터 17일 간 7800t이 방류될 예정이다. 9월 중순 첫 방류가 마무리된다. 도쿄전력은 올해 탱크 30기 규모인 약 3만1200t, 약 5조 베크렐(㏃) 분의 트리튬이 섞인 오염수를 4차례에 나눠 방류할 계획이다. 3만1200t은 전체 오염수의 2.3% 정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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