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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돌풍 이끄는 이정효, 어디까지 올라갈까[그라운드 이사람]

등록 2023.09.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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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축구 추구 광주, 수비도 강해져 순위 상승

"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자신감 표출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8.04.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8.04.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을 향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2부 리그에서 1부로 승격한 광주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가능한 리그 3위까지 올랐다. 이 감독과 광주가 올해 K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이 감독과 광주가 이번 시즌 내내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광주는 4월부터 5월까지 7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며 12개 팀 중 9위까지 떨어져 '그럴 줄 알았다'는 평을 들었다. 훈련장 부족 문제에 구단 사무처장 전보와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그래도 반등에 성공한 광주는 3연승을 달리며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광주는 21라운드부터 29라운드까지 9경기 연속 무패(4승5무)를 달성하며 수직 상승했다.

리그 1위 울산현대를 꺾은 지난 3일 29라운드 경기가 백미였다. 홈팀인 울산이 손쉽게 이길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감독이 지휘한 광주는 예상을 깨고 울산을 2-0으로 완파했다. 광주 선수들의 영리한 움직임 속에 울산의 공격은 번번이 실패했다. 광주는 점유율 열세 속에서도 위협적인 공격으로 2골을 성공시켰다.

이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는 공격 작업 때 주저하지 않는다. 득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선수 전원이 라인을 올린다. 미드필더를 포함해 6명 이상이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전술 때문에 리그 초반에는 실점이 많았다. 수비 전환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났고 2골이나 3골을 내주는 경기도 있었다.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7.21.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7.21.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감독은 이마저도 극복했다. 상대 전술 분석을 통해 리그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광주의 수비는 더 강해졌다. 실점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이 감독의 세세한 전술 지시를 선수들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광주는 전북현대(25실점)에 이어 리그 실점 2위(28실점)에 오르며 수비가 강한 팀으로 변모했다.

이 같은 선전에 이 감독에게 'K-무리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님에도 전술 능력으로 유럽 축구계를 강타한 주제 무리뉴 감독을 닮았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이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다.

1975년생인 이 감독은 아주대 출신으로 동기 안정환과 절친한 사이다. 이 감독은 1998년 프로 데뷔 때부터 2008년 현역 은퇴까지 현 부산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활약한 부산 원클럽맨이었다. 수비수였던 이 감독은 222경기에 출전해 13골 9도움으로 비교적 평범한 선수 생활을 했다.

2011년 모교인 아주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2013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해 대학축구대회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광주FC와 성남FC,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코치로 일하던 그는 지난해 광주에서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9.03.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정효 광주FC 감독. 2023.09.03.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는 이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해 25승11무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K리그2 역대 최단 기간 우승 확정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광주는 K리그2 최다승-최다승점(기존 20승, 73점), K리그2 홈 최다연승(10연승), 홈 전 구단 상대 승리 등 신기록까지 수립한 뒤 올해 화려하게 1부 리그에 등장했다.

이 감독은 거침없는 언변으로도 유명하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전인 2월8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큰 꿈을 가지려고 한다. 자기한테 자신이 없으면 그런 꿈을 못 꾼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묻는 질문에 "제가 먼저 잠재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광주를 넘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넘보겠다는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광주가 예상 밖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 감독의 발언이 허세가 아니었음을 눈치 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광주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향후 이 감독을 바라보는 축구계 안팎의 시선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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