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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차 먹튀 아픔 잊었나? 곽재선 회장 "中 배터리 좋다"

등록 2023.09.21 16:04:09수정 2023.09.21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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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EVX, 중국 LFP 배터리 탑재

곽재선 회장 "경제성 고려한 선택"

"韓 배터리 쓰면 당장 수출 어려워"

"中 기술 무시 말고, 배울 건 배워야"

배터리 보증은 파격 조건으로 제공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KG모빌리티) 2023.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KG모빌리티) 2023.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KG모빌리티가 최근 출시한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토레스 EVX'가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소비자에게 통할지 주목된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중국산 배터리 사용에 대해 '경제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굳이 중국산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KG모빌리티가 쌍용차 시절 최대 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로부터 기술만 뺏기고 버려진 이른바 '먹튀'를 당한 아픈 기억에도, 중국산 배터리로 전기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재선 회장 "중국산 배터리 품질 좋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의 미래 발전 전략 기자 간담회에서 곽재선 회장은 토레스 EVX 중국산 배터리 탑재 이유에 대해 "배터리 선택은 현실적 문제"라며 "중국산 배터리의 품질을 얘기해야지, 배터리가 중국산인지 한국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이어 "토레스 EVX가 쓰는 중국 BYD 배터리가 국산 배터리보다 가격이나 성능이 떨어진다면 쓸 이유가 없다"며 "이 모델에 쓰이는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화재 안전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최적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곽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는 K-배터리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어서 논란이 일 수 있다. 중국산 배터리가 한국 배터리보다 품질도 좋고, 더 저렴한데 왜 중국 배터리를 안 쓰고 한국산만 쓰느냐는 인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레스 EVX에는 중국 BYD가 만든 LFP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크게 LFP 배터리와 삼원계(NCM) 배터리로 나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처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짧은 주행거리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실제 토레스 EVX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33㎞로 NCM 배터리를 장착한 기아 EV6(475㎞)와 비교하면 수십㎞가량 차이가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는 순간 출력도 약해 전기차 특유의 민첩함이 약할 수 있다. 토레스 최고 출력(207마력)은 현대차 아이오닉 5(약 320마력)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성능보다 저렴한 가격에 중점을 둔 토레스 EVX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실구매가를 최대 약 3600만원 수준(경기도 기준, 지자체 보조금 500만원 수령 시)까지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국고 보조금(660만원)은 결정됐지만, 지자체 지원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KG모빌리티) 2023.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KG모빌리티) 2023.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산 배터리' 괜찮을까? 우려하는 소비자

소비자들은 토레스 EVX의 이 같은 가격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목소리를 동시에 낸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3600만원 정도의 중형 전기차 SUV라면 일단 가격은 저렴한 것 같다"며 "그러나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가 '중국산'이라는 것은 왠지 중국차 같아서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과연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산 자동차를 편견 없이 구입할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 예비 고객의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았다. 단적으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10년' 혹은 '100만㎞'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이는 업계의 통상적인 엔진 보증 기간(5년)과 거리(10만㎞)를 웃도는 것이다.

[서울=뉴시스]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2023.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2023.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곽 회장도 이날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의식한 듯 "한국에서 중국 기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중국 배터리 기술은 한국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중국에 대해 배울 것은 배워야지, 비(非)경제적 판단을 내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가 중국 배터리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만 비싸다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한국산 배터리를 쓰는 업체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냐"며 "자신들의 자동차를 팔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를 한국산보다 우위에 있다고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상술"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에선 "KG모빌리티의 전신인 쌍용차가 한때 최대 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차에게 기술만 뺏기고 그렇게 당했는데, 이제 다시 중국에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곽 회장의 발언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안경무 기자) 2023.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사진=안경무 기자) 2023.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中 배터리 선택, '국부 유출' 아냐"

곽 회장은 이와 관련 향후에는 전기차 모델에 따라 굳이 중국산 배터리만을 고집하진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곽 회장은 "토레스 EVX가 LFP 배터리를 썼다고, 향후 모든 전기차 모델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개발 모델별로 적합한 배터리를 선택할 것이고, 이와 관련해 국내 협력사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국부 유출'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곽 회장은 "내년부터 KG모빌리티는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며 "당장 한국산 배터리를 써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 수출 못하는 것은 국익에 유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EV 플랫폼을 활용해 SUV 전기차와 픽업 전기차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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