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쉰다구요? 그건 남의 얘기"…한숨쉬는 식당 사장님
"쉬는 게 손해야" "하루라도 더 벌자"
물가 인상과 수익 저하로 식당 운영
코로나 매출 감소 여파 등으로 고민
[서울=뉴시스] 서울시내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자재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가 서울 중구·종로구·마포구에 있는 포털 상위 노출 음식점 2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문의한 결과 추석 연휴 6일 내내 문을 닫는다는 음식점은 2곳에 불과했다. 반면 6일 연휴 모두 쉰다는 식당은 6곳, 나머지 12곳도 추석 당일 또는 이틀만 쉰다고 답했다.
명절 연휴는 대표적으로 식자재 주문량도 급감하며 식당 매출이 감소하는 시기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내려가 식구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해 먹기 때문이다. 선물, 용돈, 여행비의 큰 지출로 연휴 동안 지갑을 닫는 경우도 많다. 명절 연휴는 대표적으로 식당 장사가 잘 안되는 시기인 것이다.
마켓보로 식자재 오픈마켓인 '식봄'의 지난 2021년과 2022년 추석 연휴에는 식당의 주문액이 대폭 줄었다. 추석 연휴가 포함돼 있던 2021년 9월18~22일의 식봄 주문 거래액은 전주보다 41%, 지난해 추석에는 49%나 줄었다. 식자재 도매상들을 위한 마켓보로의 또 다른 서비스 '마켓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하다. 2021년 추석 연휴가 포함된 주문 거래액은 32%, 지난해에는 29%나 감소했다.
현실은 다르다. 최근 몇년간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물가로 가뜩이나 고민이 많은 식당 입장에서는 긴 명절 연휴에도 문을 열 수밖에 없다. 10여년 전부터 명절 연휴에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만 하지 않고 사 먹는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 군산시처럼 '추석 때 문 여는 식당'을 홈페이지에서 알려주는 지자체도 있고 명절에 문 여는 지역 맛집을 안내하는 여행 앱 서비스도 등장했다.
식당 입장에서는 긴 명절 연휴지만 문을 열지 않을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베이커리 카페 사장은 "가게는 쉬면 손해다. 지난 설 연휴,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매상이 평소보다 못했지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추석 전날과 당일 이틀만 쉰다고 한다.
서울 합정역 인근 한 주점의 주인은 "연휴가 길어져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크게 매상이 오를 걸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문을 닫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주점은 추석 연휴 6일 내내 문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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