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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유보한 기아 노조…막판 대타협 나올까

등록 2023.10.12 06:40:00수정 2023.10.12 10: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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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사 광명공장서 15차 본교섭 돌입

52시간 부분 파업 예고했던 노조, 사측 요청 수용

고용세습 조항·정년연장은 여전히 최대 쟁점

[광명=뉴시스] 이윤청 기자 = 기아 광명오토랜드 전경. 2020.09.17. radiohead@newsis.com

[광명=뉴시스] 이윤청 기자 = 기아 광명오토랜드 전경. 2020.09.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문제를 놓고 사측과 줄다리기를 벌여온 기아 노조가 당초 예고했던 파업을 유보하고 다시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고용세습 조항, 정년연장 등 노사 입장차가 큰 현안들이 답보상태여서 극적 합의 여부는 미지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광명공장에서 15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전날 사측의 요청으로 본교섭이 재개됨에 따라 이날 예정된 부분파업을 일시 유보했다.

앞서 노조는 10일 지부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12~13일, 17~19일 각각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단축 근무하고 특근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에서 "인내와 대화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며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무시한 채 똑같은 제시안과 개악안을 끝까지 고집하며 기아의 자주적 교섭을 포기하고 스스로 현대차의 하수인임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의 교섭안을 베끼는 수준의 교섭을 진행하는 사측의 만행에 더이상 교섭의 의미가 없음을 판단했다"며 "노조는 62년 역사의 기아차 노동조합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사측의 요청으로 벼랑 끝까지 갔던 교섭은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왔다.

총 52시간에 달하는 파업이 예정대로 단행될 경우 기아는 신차 생산 차질이라는 피해를 떠앉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아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26만1322대로 이중 내수 판매량은 11.0% 늘어난 4만4123대다.

[서울=뉴시스] 기아 노사가 14일 경기 광명공장에서 10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노조 교섭위원들의 집단퇴장으로 결렬됐다. 홍진성 기아 노조지부장은 사측의 1차 제시안에 대해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찢어버렸다. 사진은 기아 사측이 노조에 전달한 1차 제시안. (사진=기아 노조 제공) 2023.0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아 노사가 14일 경기 광명공장에서 10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노조 교섭위원들의 집단퇴장으로 결렬됐다. 홍진성 기아 노조지부장은 사측의 1차 제시안에 대해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찢어버렸다. 사진은 기아 사측이 노조에 전달한 1차 제시안. (사진=기아 노조 제공) 2023.09.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치 대신 '대화'로, 고용세습·정년연장 문턱 넘을까

장기간 대치를 이어온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특히 고용세습 조항을 두고 이견이 큰 만큼 파업 전 합의가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

기아 노사 단체협약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측은 해당 조항 삭제를 요청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신입사원 300명을 채용해 노동 강도를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정년연장도 풀어야 할 과제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 시점을 반영해 최대 64세까지 정년을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라며 베테랑 1+1를 제시했다. 베테랑 1+1 정년퇴직을 앞둔 조합원이 최대 2년간 현장에서 더 일할 수 있는 제도로 사실상 정년을 연장하는 장치다.

노조는 이밖에도 ▲수당 현실화 ▲주 4일제 도입 ▲해고자 복직 ▲신사업 방안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성 요구안의 경우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1050만원, 무분규 타결 격려금 250만원+주식 34주 등을 담은 안을 제시한 상태나 노조의 거부로 무산됐다.

업계에선 이날 교섭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본다.

만약 극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기아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신차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 기아는 다음달 출시를 목표로 미니밴 카니발과 대표 중형 세단 K5 부분변경 모델 등을 준비 중이다.

반면 교섭이 결렬될 경우 기아의 임단협은 장기간 공전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연장과 고용세습에 대한 이견이 큰 만큼 극적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연말까지 협상이 이어질 경우 노사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어 합의점 도출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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