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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최악 테러 희생자 왜 많았나…"비상구 문이 안 열려"

등록 2024.03.25 17:23:53수정 2024.03.25 19: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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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연장서 청중 6000여 명 두고 테러 공격 발생

생존자 "대피 통로 인파 몰렸지만 비상구 닫혀" 증언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서 사상자 수가 300명 넘게 나온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이 가운데 사건 당시 비상구 문이 굳게 닫혀 인명피해가 불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 2024.03.25.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서 사상자 수가 300명 넘게 나온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이 가운데 사건 당시 비상구 문이 굳게 닫혀 인명피해가 불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 2024.03.25.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서 사상자 수가 300명 넘게 나온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이 가운데 사건 당시 비상구 문이 굳게 닫혀 인명피해가 불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지난 22일 무장 괴한 4명이 수도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인기 록밴드 피크닉 공연을 보러온 청중 6000여 명에게 총격을 가하고 불을 질렀을 때 희생자 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로 비상구 폐쇄를 지적했다.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집계된 것만 137명이다. 부상자 182명 중 일부가 숨을 거두면 최종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

러시아 당국 조사 결과 희생자의 주요 사인은 총상과 화재로 인한 유해 화학물질 중독이었다.

현지 언론은 이 중 유독가스 등 중독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더 컸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 예시로 사건 뒤 현장 수습 결과 화장실과 비상구에서 발견된 시신이 42구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총상 가능성이 높지 않은 위치에서 사망자가 대량으로 발견된 것이다.

사건 당시 러시아 소방 당국으로 접수된 구조요청에도 건물 안에 연기가 가득 찼다는 다수의 신고가 있었다.

한 생존자는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와 인터뷰에서 "비상구가 열리지 않아 테러범이 총기 난사를 시작한 그 콘서트홀 정문으로 돌진해야 했다"면서 "화재 대피 사다리를 타려고 했지만 닫혀 있었다. 인파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왔다. (문은)모두 닫혀 있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구급대원들이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 피격 현장에 도착해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24.03.23.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구급대원들이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 피격 현장에 도착해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24.03.23.


러시아 정보당국과 관계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도 "닫혔을 가능성이 있는 비상구 옆에 시체가 쌓여있다"고 알렸다.

온라인에 유포된 당시 현장 영상에는 비상구를 따라 대피하는 행렬이 보인다. 비상구 앞에 멈춰서 대피자가 손잡이를 필사적으로 덜컹거리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 모습도 포착된다. 급박했던 순간에 현장에서는 "문이 잠겼다"는 외침도 들린다.

아라스 아갈라로프 크로커스 시티홀 소유주는 "화재 당시 이용하는 탈출구가 잠겨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테러 생존자 일부는 비상구를 통해 탈출했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건물 관리 부실이 희생자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비상구 탈출이 어려워 피해자가 불어난 사례는 과거에도 있다.

2018년 러시아 시베리아 한 쇼핑몰 화재 당시 경보기가 미작동과 비상구 폐쇄로 사망자 60여 명이 나온 바 있다.

일부 피해자는 아직 신원 파악이 안 돼 유가족에게 사망 사실을 고지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러시아 보건부는 디옥시리보핵산(DNA) 검사로 사망자 신원을 식별하고 있는데 최소 2주가 소요된다고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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