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모멘텀 보릿고개 맞았나…"미중 무역협상은 단기 호재"
미중 무엽협상에 오름세 탄 코스피
"무역협상은 단기 호재…오래 못 가"
"국내 증시환경 당분간 녹록치 않아"
【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국내 증시가 지난 연초 고점을 기록한 이후 장기간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기업 실적 부진까지 맞물려 증권가에서는 모멘텀 찾기에 분주하다.
다만 지난 한 해 지수를 끌어내리던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무역 관세 열전이 마무리되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런 호재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이익 상승까지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는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중국 측에서는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대표자로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차관급선에서 진행되는 실무 협상으로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회의 첫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미중 양측 모두 적극적으로 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두 국가는 애초 7~8일 이틀간 진행 예정이던 회담을 하루 연장해 이날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대화는 매우 잘 진행 중(Talks with China are going very well!)"이라며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7일 열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장소에 류허 중국 부총리(오른쪽 서있는 사람)가 깜짝 방문을 하고 있다. <사진=링링웨이 트위터 캡처> 2019.01.08
이에 코스피도 상승 탄력을 받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025.27)보다 8.92포인트(0.44%) 오른 2034.19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 중 한때 2064.95포인트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협상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훈풍이 불었다. 국내에 외국인 투자자 유입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 수급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아이셰어즈 MSCI 이머징마켓 ETF좌수 변화율은 0.2% 증가했다.
누적 좌수 증가율로 보면 지난 4일부터 9일간 누적 좌수 증가 폭은 0.9%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4일간 누적 좌수변화의 적정 유입액은 1739억원이다. 이런 수급 변화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앞서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중 가장 MSCI ETF 수급 변화에 민감한 시장이 한국이란 것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에 충분히 호재라고 볼 수 있다"면서 "양국 간 협상 결과가 잘 마무리된다면 상승 모멘텀이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다만 국내 증시가 지난해 이후 정점을 찍은 뒤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펀더멘털도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면서미중 무역협상은 하나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이지 장기적인 이익 모멘텀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불확실성,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 중국 경기둔화, 이익 전망 둔화 등 증시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셧다운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10월부터 부각됐던 악재들로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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