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무일 총장 '수사권 조정' 반발에 부글…"매우 엄중"
"국회 논의 중에 검찰 수장이 반대" 심각하게 인식
검찰 파열음 커질 경우 법안 추진력에 타격 우려
"문 총장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면 대화를 좀 할 것"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무일 검창총장이 16일 오후 외부로 나가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오고 있다. 2019.04.16. [email protected]
청와대는 문 총장의 발언에 대해 '(법안 처리는) 국회에서 논의할 일'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논의하는 사안에 대해 검찰 수장이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총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부적절했는지 적절했는지를 지금 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문 총장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면 대화를 좀 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 총장은 전날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한 기관(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총장은 현재 사법공조 체결을 위해 외국 출장 중이다. 문 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만·키르기스스탄·에콰도르 대검찰청과 우즈베키스탄 대검찰청 및 내무부를 방문해 오는 9일 귀국한다.
청와대는 행정부에 속해 있는 검찰이 법안에 반발하는 것은 특정 정당이 반대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계속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파열음이 커질 경우 법안 처리의 추진력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 출신 여당 의원들이 겸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지워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조 의원은 자신이 속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사·보임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금 의원은 지난달 11일 페이스북에 "공수처 설치가 검찰 개혁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고 만일 설치에 성공한다면 오히려 개혁과는 반대 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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