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자영업 부진에 근로·사업·재산소득 트리플 감소
통계청 '2021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월 평균 소득 438만4000으로 0.4% 늘어
비중 큰 근로소득 1.3%·사업소득 1.6%↓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 16.5% 대폭 증가
매월 241만9000원 지출…전년比 1.6%↑
가사서비스·식료품 등 '집콕' 품목 위주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에서 시민들이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1.05.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장기화된 고용난과 자영업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동반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고용과 관련된 수입은 줄었지만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큰 폭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 소득은 증가했다. 연초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지출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재난지원금으로 버틴 1분기 가계 소득
세부적으로 보면 이전소득은 72만3000원으로 16.5%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 소득 증가를 떠받쳤다.
특히,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등을 포함하는 공적이전소득이 49만7000원으로 27.9% 증가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관련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은 22만6000원으로 2.4% 줄었다.
전체 소득에서 63.4%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277만8000원으로 1.3% 감소했다. 연초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시장 어려움이 지속된 탓이다.
또한 자영업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사업소득은 76만7000원으로 1.6% 줄었다.
배당, 이자, 개인연금을 포함하는 재산소득은 3만3000원으로 14.4% 쪼그라들었다.
앞서 지난해 2분기에도 근로소득(-5.1%), 사업소득(-6.6%), 재산소득(-41.4%) 모두 줄어든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3분기 만에 다시 동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경조소득과 실비보험금, 복권당첨금 등 일시적 수입을 뜻하는 비경상소득도 26.2% 감소한 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살아나는 소비심리…소득 감소에도 씀씀이 커져
가계 지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 들어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씀씀이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항목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1%), 식료품·비주류음료(7.3%) 등의 소비가 증가했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와 주택 유지 및 수선, 연료비 등을 포함하는 주거·수도·광열(6.8%) 지출도 늘었다. 외출과 관련된 의류·신발(9.3%) 품목의 소비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외에 교육(8.0%), 주류·담배(6.0%), 통신(1.5%) 등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대로 오락·문화(-9.4%), 음식·숙박(-2.4%), 교통(-2.9%) 등 대면 서비스업 관련 소비 부진은 지속됐다.
보건(-4.5%) 관련 지출도 줄었다. 특히, 마스크 등 의료용소모품(-42.4%), 입원서비스(-11.5%)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세금, 국민연금 납입금, 건강보험료, 대출 이자, 가족 용돈, 교회 헌금 등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나가는 비소비지출은 87만3000원으로 1.3% 감소했다.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로 개인적인 외출·모임이 줄고 종교시설도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관련 지출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가구간 이전지출(-9.9%),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8.8%)은 줄어든 반면 경상조세(1.4%), 연금기여금(4.5%), 사회보험료(5.8%)는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51만1000원으로 0.8% 증가했다. 이는 실제로 가구가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68.9%로 0.5%포인트(p) 뛰었다. 100만원을 벌면 68만9000원을 쓴다는 의미로, 2016년 3분기 이후 첫 증가 전환이다.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의 차이를 나타낸 흑자액은 109만2000원으로 0.9% 감소했다. 흑자율은 31.1%로 0.5%p 하락했다.
정 국장은 "모임 제한 등의 영향으로 비소비지출은 감소했지만 연초 도·소매 내수 개선과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지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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