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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처럼" 라면에 빵·과자까지 내렸다…식품가 인하 릴레이

등록 2023.06.28 18:13:34수정 2023.06.28 20: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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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농심·삼양·오뚜기·팔도 '라면 빅4' 인하 결정

롯데웰푸드·해태제과 '과자', SPC그룹 '빵' 가격내려


오리온, 전반적 원재료비 상승으로 가격 인하 계획 없어

"제분업체 밀가루 가격 인하에 가격 인하키로 결정"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회사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각 회사 대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2023.06.2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회사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각 회사 대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2023.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혜경 주동일 기자 = 라면 업체들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식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명박 정부(MB정부) 시절인 2010년에도 정부 압박에 라면·제빵·제과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내린 바 있는데 13년 만에 그대로 다시 재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주요 라면업체에 이어 롯데웰푸드·해태제과 등 제과업체가 가격 인하에 동참했고, 제빵업체인 SPC그룹도 가격을 내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과업체인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7월1일부로 과자류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총 3종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세 제품은 편의점 가격을 기준으로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내려갈 예정이다.

해태제과도 7월 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가격 인하 시기는 유통채널별로 재고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한다.

다만 '제과 빅3' 중 오리온은 현재까지 제품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체 60개 품목 중 16개 제품에 대해 9년 만의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품목에 대하여 원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빠다코코낫.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빠다코코낫.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심에 이어 오뚜기·팔도까지 라면 빅4가 모두 가격을 내렸다. 오뚜기는 내달 1일부로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가격으로 스낵면 3380원(5개 포장)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은 4680원(4개 포장)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은 6480원(4개 포장)에서 6180원으로 4.6% 각각 내린다. 주력제품인 진라면은 포함되지 않았다.

팔도도 '일품해물라면'·'왕뚜껑봉지면'·'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에 대해 소비자 가격 기준 평균 5.1% 인하한다. 변경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순차 적용한다. 이에 따라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은 1000원에서 940원으로 60원 인하된다.

가격 인하 선봉장에 나선 것은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이다. 농심은 전날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내달 1일부터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양식품도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며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 압박에 따른 밀가루 가격 인하가 식품가 인하에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전날 제품 가격 인하 결정을 발표하면서 "제분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밀가루 가격이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인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최근 라면업체에 라면값 인하를 권고하고, 이어 제분업체들에도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한 바 있다. 밀가루 가격이 낮아져야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사들이 제품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제빵그룹인 SPC도 "물가안정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7월초부터 순차적으로 빵 가격을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인하되는 품목은 주식으로 애용되는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이다. 평균인하율은 5%다.

우선 파리바게뜨는 식빵, 바게트를 포함해 총 10종에 대해 각각 100원~200원씩 인하한다. SPC삼립은 식빵·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을 100원~200원 내린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빵 가격 인하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분업체들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가격 인하 계획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농심에 제공하는 밀가루 가격을 내렸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인하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농심 측에 우리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해달라고 프로모션을 제공한 것"이라며 "가격 인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추후 가격 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정부의 가격 인하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삼양사와 삼양제분 등 여타 제분업체들도 밀가루 가격 인하와 관련해 상황을 보면서 검토 중이라만 했다. 하지만 가격 인하에 나선 식품사들은 "제분사들이 밀가루 공급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또는 "제분사들과 가격 인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제분업체들이 정부 압박에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며 "밀가루 가격 조정 없이 식품사들이 어떻게 제품 가격을 내릴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라면업계 관계자는 "제분사에서 밀가루 가격을 인하해 공급 받기로 했고, 얼마만큼 인하할지 협상 중인 상황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밀가루 가격이 내리더라도 전반적인 원재료값이 아직 높아 출고가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만 내렸다고 제품 출고가를 내리면 적자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식품사들은 평균 영업이익률은 3~4%대에 불과한 박리다매 구조다"며 "정부가 이런 식품사들을 물가 관리 주요 타깃으로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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