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 11번가…중국 이커머스에 팔리나
매각 주관사, 희망가 5000억~6000억원 제시
중국 기업, 인수 통해 한국 내 점유율 확보 전략
[서울=뉴시스]11번가 CI.2023.11.15.(사진=11번가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토종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국내에 뿌리를 내린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11번가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7890억 원) 대비 9.7% 증가한 8655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1515억원) 대비 17% 감소한 125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다.
이처럼 11번가는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효율적 비용 통제를 실시하며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11번가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까지 모두 묶어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드래그얼롱을 통한 첫 매각 사례다. 매각 방식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로 진행된다.
현재 매각 주관사를 국내외 여러 기업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희망가가 5000억~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치 2조750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과 이에 따른 이자만 회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초저가 공세를 퍼붓는 중국 이머커스 기업들이 11번가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며 "자금력까지 갖추고 있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 인수가 가장 빠른 점유율 확보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후보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과 테무, 쉬인 등이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주요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알리바바그룹은 재인수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이후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지난해 3월에는 1000억원을 들여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를 강화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물류센터까지 세우면서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배송 기한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서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알리익스프레스가 11번가를 끌어안게 되면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진출과 공세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해외플랫폼 진출에 따른 국내 온라인시장 영향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쿠팡과 11번가, G마켓, SSG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각종 규제로 인해 해외 이커머스 업체와 공정 경쟁이 불가하다며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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