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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히 로봇을 쓸까"…인건비 상승에 줄어드는 일자리[최저임금 1만원 시대]

등록 2024.07.14 05:01:00수정 2024.07.16 16: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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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이하 소기업 1만2천개 폐업 전망

고용 하락과 물가상승·자동화 움직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뒤쪽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10030원 결정된 표결결과가 보이고 있다. 2024.07.12.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뒤쪽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10030원 결정된 표결결과가 보이고 있다. 2024.07.12.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인건비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 정도 되기에, 최저시급이 오를 때마다 판매가를 올릴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인상분 만큼 경쟁력이 상실되기에 자동화를 적극 도입할 수 밖에 없고 고용 인력이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한 제조 스타트업 관계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우에 따라 시간제 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급여가 정직원 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사내 직원들의 반발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 비용 부담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한 유통 스타트업 관계자)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 대비 1.7% 인상된 1만30원의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발표한 가운데, 기업 현장에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의 상승은 4인이하 소기업 등 영세한 기업일수록, 제조·서비스업 등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는 폐업율 상승과 고용 하락과도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하면서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1만원 시대'가 열렸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1만1994개의 4인 이하 소기업이 폐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내년도 최저임금 1.7%이 인상되면, 4인 이하 기업의 폐업률은 1.3%(0.77x1.7%) 증가한다. 이 수치를 통계청의 기업생명행정통계를 활용해 환산하면 1만1994개의 4인이하 소기업이 폐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을 진행한 유한나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 규모별로 가용한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쪼개 분석을 한 결과, 최저임금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4인 이하 소기업에서 유효한 결과가 있었다"며 "사업장의 지불능력 차이를 간과한 최저임금의 일률적 인상은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의 하락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함께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인력 비중을 줄이고 자동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 제조 스타트업 관계자는 "최근 생산성 개선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더 많이 도입하려고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제조경쟁력이 결국 공급가에서 오는건데 경쟁력을 계속 가져가려면 인건비 영향을 (덜 받도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식음료 기업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이 소비자가 상승에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소비자가 인상을 최소한으로 버텨왔는데 더 이상 버틸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상 첫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으면서 카페·치킨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물가 인상을 못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인건비 압박까지 추가됐다"며 "매출 대비 비용이 계속 늘어나니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손님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다. 2024.07.1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상 첫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으면서 카페·치킨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물가 인상을 못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인건비 압박까지 추가됐다"며 "매출 대비 비용이 계속 늘어나니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손님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다. 2024.07.12. [email protected]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업종 또는 규모의 차이를 구분해 최저임금을 차등적용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노동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을 차등적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3.7%로 2001년 수치의 3배를 넘어섰다.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많이 분포한 숙박, 음식점업의 경우 최저임금 미만율이 37.3%에 달한다.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높은 미만율 수치로 알 수 있듯이, 취약 사업주가 범법자가 될 위험을 안고있다"이라며 "(구분적용)대상으로 제시한 업종들의 세부적인 경영 상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1개국 중 19개국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몽고메리 카운티의 최저임금은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과일·채소·낙농품·축산물 등 1차 산업과 직접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일본에서도 사업별 통상적인 임금지급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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