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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곧 나온다는데…넷플릭스 '왕서방' 논란 재연될까[사이다IT]

등록 2024.08.27 06:00:00수정 2024.08.27 10: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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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2' 출시 소식에 넷플릭스 주가 사상 최고치…흥행사 새로 쓸까

게임·디지털 슬롯머신·리얼리티로 활용된 오겜…흥행 보증수표된 K콘텐츠

IP 독점해 부가수익 가져가는 구조 반복될까…제작 하청업체 '전락' 우려

넷플릭스 플랫폼-K콘텐츠 새로운 동반자 관계 시스템 정착 고민해야



오징어 게임 시즌2 티저 예고편(사진=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계정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오징어 게임 시즌2 티저 예고편(사진=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계정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2021년 전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홀렸던 '오징어게임' 후속작이 마침내 올 연말 방영됩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가 올해 12월 26일 공개됩니다. 약 3년 만의 후속작입니다. 마지막 시즌인 '오징어게임3'도 내년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은 열광합니다. 지난 주 넷플릭스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오징어게임 시즌 1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한 흥행작입니다. 넷플릭스에게 1조원 이상의 경제적 수익을 안겼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합니다. 당시 '오징어게임'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방영 후 '달고나 만들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우리나라 놀이문화가 글로벌 심드롬을 일으켰고, 의상 소재였던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그려진 가면도 유행했습니다.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K콘텐츠 위상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지난 2022년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오징어 게임은 감독상·남우주연상 수상으로 6관왕에 올랐습니다.

이 때문인지 새로 방영될 오징어게임2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이병헌, 위하준, 공유 등이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도 출연하고,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조유리, 이진욱, 노재원, 최승현(탑), 박규영, 원지안 등이 새롭게 나온다고 합니다.

때마침 '오징어게임2' 방영을 앞두고 오징어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넷플릭스는 독일 퀼른에서 개최된 ‘게임스컴 2024’에서 ‘오징어게임: 모바일 서바이벌’ 트레일러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원작 세계관을 기반으로 최대 32명의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펼쳐지는 가혹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임입니다. 넷플릭스 앱에서 즐길 수 있고,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입니다.

넷플릭스 모바일 게임 신작 ‘오징어게임: 모바일 서바이벌’ (사진=넷플릭스 게임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모바일 게임 신작  ‘오징어게임: 모바일 서바이벌’ (사진=넷플릭스 게임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오징어게임 IP 소유권은 전적으로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통상 계약 방식이 그렇습니다. 콘텐츠가 흥행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 없이 한 시즌의 전체 사전 제작을 보장하고, 평균 이상 제작비를 지원합니다. 대신 2, 3차 가공물을 만들 수 있는 IP에 대한 소유권을 독점하고 해당 콘텐츠로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형태입니다. 넷플릭스는 약 10년 전에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넷플릭스가 당초 오징어게임 제작사에 지급한 제작비는 약 253억원으로 추정되며, 제작비를 제외한 순수익은 4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징어게임 한 시즌으로 벌어 들인 경제적 이익 규모가 1조원이라고 하니 넷플릭스에게는 엄청나게 남는 장사였겠죠. 무엇보다 당시 투자로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쭉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글로벌 흥행작의 IP를 보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 넷플릭스는 지난해 공개한 드라마 기반의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로도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OTT 중 처음으로 카지노업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오징어 게임’ 테마의 디지털 슬롯머신까지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까지 나오게 된 셈이죠.

이런 구조 탓에 일각에선 '재주는 한국 제작사들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가져간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엄밀히 따져보면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사들에게 제시하는 투자비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부족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흐름 끊어놓는' PPL(Product PLacement) 광고를 넣을 필요도 없고, 콘텐츠가 쪽박을 찼다고 러닝 게런티를 걱정할 필요도 없죠. 전세계적인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뜨기만 하면' 세계적 대열의 감독, 배우, 제작사로 유명세를 떨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열악한 국내 콘텐츠 투자 환경에 지칠 대로 지쳤던 영화·드라마 제작사들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흑기사'나 다름 없었죠.

하지만 그늘도 있었습니다. IP 소유 없는 콘텐츠 제작이 거듭되면서 국내 콘텐츠 산업계는 넷플릭스의 하청 공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K-콘텐츠 열풍이 한 풀 꺾이면 결국 치명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IP도 없고 자본도 없는데 제작비만 엄청나게 높은 왜곡된 콘텐츠 생태계만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교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전무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윈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21.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교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전무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윈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21.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오징어게임 방영 이후에는 넷플릭스가 당초 기대했던 흥행 수익을 초과했을 경우 콘텐츠 제작사에게도 충분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볼 멘 소리도 흘러나왔습니다. 이런 지적 때문일까요.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흥행한 뒤 제작진과 출연진에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HBO 드라마 ‘석세션’의 주연급 배우들이 받는 1회 출연료보단 적은 금액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서도 나서기도 했습니다. 제21대 국회에서 영상저작물의 감독·작가 등이 저작재산권을 타인에게 양도해도 영상을 최종적으로 공중에게 제공하는 자인 방송사·극장·OTT 등 플랫폼에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다수 의원들이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시행되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K-콘텐츠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오히려 국내 OTT 사업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계 반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이 법안들은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부진을 겪어 이용자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흥행 실패 시 리스크도 떠안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초과 수익을 나누라는 주장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오징어게임2가 또다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갈 경우 또다시 이와 유사한 논란이 이어질지 여부가 관심입니다. 물론 지금은 시즌1 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 사이 출연료, 인건비 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오징어게임2 제작비는 1000억원대 치솟았습니다. 앞서 넷플릭스 측은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퍼스트맨 스튜디오와 시즌2 제작을 결정하면서 충분한 보상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있어 여전히 '위기'이자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주는 존재입니다. 적어도 국내 콘텐츠 제작업계의 '큰 손' 역할을 당분간은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넷플릭스 현재의 수익배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국내 업계의 넷플릭스 드라마 하청 기지화도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그러다 상황 변화가 있어 넷플릭스가 K콘텐츠 투자를 대폭 줄이거나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넷플릭스가 한국 등 아시아권 콘텐츠 제작 투자로 눈길을 돌린 건 신흥 시장 개척 목적 외에도 미국 헐리우드 제작비용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헐리우드 대비 싼 가격에 영상을 제작할 수 있고, 콘텐츠 소재나 영상 품질 면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죠. 넷플릭스도 K콘텐츠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여건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죠. 넷플릭스가 헐리웃에 그랬던 것처럼 더 싼 제작비를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날 수도 있으니까요. 정부가 향후 5년간 1조원대 콘텐츠 제작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제작비 세제 혜택 확대를 약속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도 먼저 콘텐츠 공급자와 윈윈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스스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일례로 OTT 애플 TV를 운영하는 애플은 최근 미국 할리우드의 주요 제작사에 새로운 보상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흥행 정도에 따라 제작진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내용입니다. 주요 OTT 업체 가운데 실제 보상안을 마련해 외부에 공유한 것은 애플이 처음입니다. 흥행 성과에 따라 IP를 공유하는 것도 K콘텐츠와 지속적인 동반자가 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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