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컷'에 청장년층, 소비·투자 기대감 속 대출규제 우려
여윳돈으로 내수·투자 활성화 기대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와 은행권의 대출 억제책 시행을 앞두고 서울 모든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올랐다. KB부동산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상승했다. 전방위적 대출 규제를 실시하기에 최대한 한도가 많을 때 대출을 받아 집을 사자는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2024.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빅컷) 단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청장년층은 소비와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도 부동산 대출 규제 심화 등을 우려했다. 특히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일부 청년층에서는 커질 수 있는 주택시장 변동성에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들썩인 주택시장에 이번 미국의 금리 인하까지 이어지며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일부 청년층들이 주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주택 구매를 위해 3억여원의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다는 경기 성남에 사는 이모(39)씨는 "금리가 떨어지면 정부에서는 집값을 잡으려고 대출 규제를 더 할 것"이라며 "대출이 꼭 필요하기에 오히려 대출 한도가 줄거나 제재가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 중인 무주택자 김모(36)씨는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조급함이 든다"며 "금리 인하로 부동산 과열이 다시 시작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의 주택을 팔고 강남구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임모(41)씨는 "상급지가 다른 곳보다 집값이 더 빨리 오르는 경향이 있기에 그곳에 못 들어갈 정도로 집값이 오를지 걱정"이라며 "한번 못 들어가면 영영 못 들어갈 수 있으니 주택 시장이 또 한 번 들썩이는 것이 반갑지 않다"고 전했다.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간 내수를 짓누르던 고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것 같다는 낙관적인 반응도 나온다.
대출금이 10억이라는 비수도권의 60대 남성은 "금리가 0.5%만 떨어져도 한 달에 50만원 가까이 덜 낼 수 있다"며 "여윳돈이 없어 소비를 줄이려던 게 있었으니 좀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주거지 마련으로 생긴 대출금을 갚고 있다는 한 40대 남성은 "금리인하가 자산시장에서 투자, 주택 구입 등 여러 기회로 이어지면 좋겠다"며 "단지 경기침체의 신호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수도권 신도시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한 개인사업자는 "미국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며 "다수의 주택 보유자들은 인기 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갖기 위해 소위 갈아타기를 노리겠지만 흔치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그 전달보다 커지면서 2018년 9월 이후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2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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