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4중 추돌사고…조깅하던 의사가 환자 살렸다
추석인 지난 17일 전주서 4중 추돌 발생
지나가던 성형외과 전문의, CPR로 구해
지난 17일 전북 전주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상자의 생명을 살린 송정훈씨.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 전주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로 일하는 송정훈(53)씨는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17일 오전 7시50분께 아침 일찍 천변가에서 조깅을 마친 후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전주시 효자다리 위에서 '쾅'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황급히 다가간 송씨는 차량 네 대가 휘말린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꽤나 큰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생각한 송씨는 지체 없이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송씨가 현장을 둘러보니 사고로 전도된 차량에서 탑승객들이 깨진 선루프에 몸이 끼인 채 신음하고 있었다.
송씨는 시민들과 함께 부상자를 구조하고 목을 받치는 등 응급처치를 했다. 일차적인 조치가 끝나자 그는 바로 차량 조수석에서 한 남성 환자를 발견해 차 밖으로 끄집어냈다.
구조된 남성은 의식을 잃은 채 맥박도 뛰지 않는 상태였다. 이를 확인한 송씨는 지체없이 남성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사고로 생긴 유리파편으로 인해 송씨의 무릎과 손에선 피가 나고 있었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은 계속됐다.
그의 계속된 심폐소생술 끝에 남성은 다시 맥박을 되찾았고, 때마침 도착한 119 구급대원이 사고 부상자들을 모두 병원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모든 환자들이 이송된 후에야 송씨는 현장을 떴다.
[전주=뉴시스] 17일 오전 7시52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다리 인근에서 쏘렌토 차량이 다른 차량 세 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사진=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2024.09.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평소에 늦은 저녁이 되서야 조깅을 나선다. 하지만 이날만 오후 비 예보로 인해 아침 일찍 조깅을 나섰고, 우연히 이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
송씨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평소엔 저녁에 조깅을 나서는데 이날만 비 소식 때문에 아침 일찍 나왔다"며 "주변 의사분 중 남성 환자를 직접 보신 분이 계셨다. 그 분께 상태를 여쭤보니 그저께(25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들었는데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쁘고 다행이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외상 환자 수술이나 응급실 근무를 해서인지 어떤 두려움 없이 바로 구호조치를 했던 것 같다"며 "만약 제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의사 선생님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모두 저처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셨을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17일 오전 7시52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다리에서 쏘렌토 차량이 차량 세 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명이 크게 다치는 등 모두 7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쏘렌토 운전자 A씨는 음주 의심 신고로 출동한 순찰차를 피해 달아나던 중이었다. 경찰은 A씨가 달아나던 중 신호위반을 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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