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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韓 상륙 앞두고…국산 위성 레이저 통신 기술 날개 편다

등록 2024.11.19 06:01:00수정 2024.11.19 07: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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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TP, 위성통신 시대 핵심 기술로 떠오른 '위성 간 레이저 통신' 분석

한화시스템·KT 샛 등 글로벌 시장 맹추격…ISL 기술 첫 시연 성공키도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스타링크 위성 21개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4.08.28.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스타링크 위성 21개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4.08.28.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의 수가 급증하면서 위성 간 '레이저'를 활용한 통신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대량의 위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파수 왜곡 현상 등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 기술 개발, 글로벌 우주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르면 내년 중 '스타링크' 등 위성통신 서비스가 국내 출시될 가운데 스타링크와의 협업, 향후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한 독자 기술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구 둘러싼 수천대 통신위성…주파수 간섭 등 없는 '레이저 통신' 각광

19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가 발간한 'ICT 브리프 2024-40호'에 따르면 최근 저궤도(LEO) 위성이 전 세계 광대역 인터넷서비스 제공을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상기지국과 달리 기존에는 인터넷이 지원되지 않던 오지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같은 커버리지 제약이 없어 자동차·선박·드론 등의 통신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이 수천대 규모의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서며 지구 주변을 도는 위성 수가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위성 간 주파수 간섭 또는 왜곡(도플러 효과)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상국을 통해 위성을 일일이 제어하기가 어려워 기존 통신용 전자기파인 전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해 한계를 극복하는 ISL이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ISL 기술은 저궤도 위성에 탑재돼 위성 대(對) 위성의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 받으며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전파와 달리 빛의 영역인 레이저를 이용해 통신하기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이나 끊김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전파통신 대비 초고속 대용량 전송이 가능하고, 도청이 어려워 보안성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빛의 특성상 날씨에 따라 통신 신뢰성 확보가 어렵고, 전파에 비해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들어 더 정밀 제어가 요구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더 높은 셈이다.

이에 최근 국내외에서는 레이저 위성통신 관련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레이저 통신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3년 6억1000만 달러에서 2032년 133억1000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40.6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스페이스X, 아마존 등 선도 기업들도 전용 레이저 통신 단말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이미 ISL 기술을 탑재한 첫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고, 아마존도 지난해 위성통신사업 '프로젝트 카이퍼'의 일환으로 ISL 기술을 공개했다. 원웹도 현재 운용 중인 1세대를 이을 2세대 위성에는 ISL 탑재를 추진 중이다.

한화시스템의 국내 최초 레이저 통신 시연·KT 샛의 국제협력 등 추격 박차

[서울=뉴시스] 한화시스템이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ISL 중거리 통신 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한화시스템) 2024.10.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화시스템이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ISL 중거리 통신 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한화시스템) 2024.10.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페이스X나 아마존 등에 비하면 다소 늦었지만 국내 기업들도 ISL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맹추격에 나서는 양상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ISL 프로토 타입의 중거리 지상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우주 공간에 비해 변수가 많은 지상환경에서 1Gbps(초당 1GB 전송) 속도의 인터넷 원거리 접속 시연에 성공하며 레이저 통신 기능을 1차 검증했다. 향후에도 한화시스템은 고등광기술연구소, 스위스 베른대학교 응용물리연구소 등과 손 잡고 우주 환경과 유사한 해발 4000m 이상 산악 고지대에서 추가 시연을 계획하고 있다.

KT의 위성통신 자회사인 KT SAT(KT 샛)도 독일의 위성 인터넷서비스 기업 '리바다스페이스네트웍스'와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ISL 기반 글로벌 위성통신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공식 출범한 우주항공청도 차세대 군집위성 간 ISL 검증 플랫폼 구축 사업 기획에 착수하는 등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다. 지난 4월 초소형 군집위성 1호가 발사되며 국산 군집위성 체계가 첫 발을 뗀 만큼 향후 정부 주도의 ISL 사업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르면 내년 초 韓 상륙하는 스타링크…"스타링크와 협업하며 대안기술도 마련해야"

특히 위성통신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스타링크가 이르면 내년 1~2월께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ISL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스타링크의 장점은 지구 저궤도에 위성이 위치해 지연시간 등 기존 위성 통신의 단점을 해결하고 해상 등 통신 소외 지역에서도 인터넷망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다만 미국 등과 달리 한국은 오지가 적고 국토 대부분에 통신망이 깔려있어 활용도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약 70만원의 초기 비용을 들여 관련 장비를 구입하고, 월 110~500달러의 구독료까지 지불해야 해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를 고려한 듯 스타링크는 SK텔링크, KT 샛,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업계와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두고 IITP는 "스타링크의 국내 통신업계에 대한 협력 제안은 위성통신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협약을 맺어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정도의 수준일 것"이라며 "2025년 UAM(도심항공교통)이 예정대로 상용화되면 스타링크의 국내 통신 시장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 6G 시대도 스타링크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차세대 군집위성 간 ISL 검증 플랫폼 구축 사업 기획에 착수하는 등 개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선도 기업·학계 협력을 통해 독자 기술 개발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최근 각광 받고 있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데이터 전송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적용하는 등 스타링크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 기술 마련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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