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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테라사이언스 주주들…경영진 횡령 혐의 고소

등록 2024.11.21 16:55:05수정 2024.11.23 15: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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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소액주주 공동명의로 경영진 고소

"282억 상당 회사 자산 빼돌려" 주장

서울지법에 기업회생절차도 신청

"이사진 교체해 정상 경영 추진할 것"

'뿔난' 테라사이언스 주주들…경영진 횡령 혐의 고소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테라사이언스의 소액주주연대는 테라사이언스의 실질적 소유주인 박 모 회장과 지 모 대표이사 등 현 경영진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 경영진이 282억원 상당의 회사 자산을 횡령했다는 이유에서다.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단일 최대주주인 권순백 블루밍홀딩스 대표와 협력해 테라사이언스의 경영 상 문제점들을  계속 공론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달 초 테라사이언스 경영진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현 경영진)이 테라사이언스의 경영 및 자금 집행 전반에 관여하며 회사가 보유한 다보링크 발행 주식과 기타 자산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등 회사 자산을 빼돌렸다"며 "자신들이 가진 의사 결정권을 악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기로 공모했다"고 지목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또 고소장을 통해 "피고소인들은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여러 상장사를 위기에 빠뜨린 전력이 있다"며 "테라사이언스 인수 과정에서도 자기자본 없이 고금리 사채를 차입해 인수 자금으로 쓰고, 이후 횡령·배임·주가조작 등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밝혔다.

지분 담보로 거액 대출 후 반대매매

앞서 테라사이언스의 최대주주였던 권 대표는 지난해 1월 씨디에스홀딩스에 테라사이언스 경영권을 매각했다. 씨디에스홀딩스는 테라사이언스 지 모 대표와 지 씨의 남편 박 모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로 알려졌다.

테라사이언스는 씨디에스홀딩스가 인수한 이후 2차전지 리튬 사업 진출 등으로 한때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사업의 실체가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결국 1000원 아래로 주가가 빠지는 '동전주'로 전락했다. 이 과정에서 KBS 추적60분이 이런 의혹들을 보도해 회사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테라사이언스 지분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았던 씨디에스홀딩스는 주가 급락으로 '반대 매매(담보권 실행)'를 당해 지분을 대부분 잃었다. 이 때문에 2%대 지분을 보유한 권 대표가 다시 단일 최대 주주가 됐다.

테라사이언스는 특히 회계 감사인의 '의견 거절'로 지난 3월부터 주식 거래도 정지됐다.

권 대표 측 "현 경영진 횡령·배임 심각" 주장

소액주주연대는 테라사이언스가 이 같은 위기에 몰린 이유가 현 경영진이 경영을 등한시 하고 횡령과 배임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테라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다보링크 1000만주를 담보로 질권을 설정해 총 184억원을 차입했고, 이 중 60만주를 다른 사람에게 이체하는 방식으로 다시 14억원 상당의 주식을 횡령했다는 게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이다.

이와 함께 현 경영진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제이비파트너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27억원을 유출하고, 테라사이언스가 발행한 교환사채 중 30억원에 대해 지난해 6~8월 차용한 27억원 규모의 근질권을 설정한 뒤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고소장에 적시돼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테라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자산 담보제공 및 상당 규모의 차입 등을 고의로 누락한 것이 외부 감사인의 '의견 거절'로 이어졌고, 리튬 개발 관련 허위 내용 유포로 주가를 띄우는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결국 지난 6월 부산회생법원에 테라사이언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기각됐다. 이후 이달 1일 다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재판부로부터 테라사이언스의 자산 보전처분 명령을 받으면, 우발채무를 확인하고 외부 감사를 다시 할 수 있다"며 "이후 정당한 방법으로 이사진을 교체해 기업을 다시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고소와 함께 소액주주연대가 신청한 기업회생 절차가 받아들여져야 테라사이언스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테라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소유한 씨디에스홀딩스 측은 권 대표로부터 테라사이언스를 인수했지만 이전 경영이 부실해 정상적인 사업이 힘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테라사이언스 경영이 힘든 상태에서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테라사이언스의 경영 향배는 고소장 접수에 따른 경찰의 신속한 조사와 서울회생법원의 기업회생 결정 여부에 달려 있다는 중론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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