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엔캐리 청산 공포…증권가 전망은?
"최악의 상황 와도 강도는 절반"
"셋째주까지 환율추이 유의해야"
[도쿄=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월3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31.
전문가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수준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2500선에서 오르내리던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1.95%, 지난 2일 0.06% 각각 하락하며 2450선까지 내려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리스크 확대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투심이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앤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형성됐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던 BOJ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1%로, 지난 7월 0.25%로 상향했다.
갑작스런 엔고에 해외로 빠졌던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는 '엔캐리 청산'이 가속화했고, 이로 인해 지난 8월5일 전세계적으로 '블랙먼데이' 사태가 벌어졌다. 코스피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8.77% 하락하며 극심한 충격을 받았다. 8월1일까지만 해도 장중 2790선을 넘나들던 지수가 단 이틀 만에 장중 2380선대로 내려앉았다.
BOJ는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데이터가 (추가 금리 인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엔화가 더 떨어지면 리스크가 크다"고 언급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에만 해도 달러당 156엔대에서 움직였지만 지난달 말 150엔 아래로 떨어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엔캐리 청산 공포가 되살아났다"며 "엔달러 환율이 150선을 이탈했고, 코스피도 맥없이 2450선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시금 불거진 엔화 강세 압력 확대는 코스피 투자 심리와 수급을 극도로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8월 초와 같은 급락세를 걱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엔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쇼크로 이어졌던 이유는 단 5주 만에 20만건이 넘는 계약이 엔화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됐기 때문"이라며 "현재 매수 여력은 당시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8월 초 1차 매물소화 과정을 거쳤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충격 강도도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2차 엔캐리 청산 매물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라고 제언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일본이 트럼프의 정책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1기에 비해 비교적 높은 미국 달러 수준을 감안할 때, 미국은 달러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BOJ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엔캐리 청산 우려는 남아 있다"며 "일본의 추가 인상과 미국-일본 기준금리 축소 국면에서 엔화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엔화 강세 반전은 미국 기술주와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투사산업전략부 박석현 연구원은 "BOJ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되는 이유는 일본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난 8월과 유사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은 성급하다"면서도 "엔화 강세와 미국 반도체지수 낙폭 확대가 국내시장 외국인 매도 강화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달 셋째 주까지 환율 추이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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