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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썩듯이 자연분해"…韓연구진, 오염된 플라스틱 영구 재활용 기술 개발

등록 2025.01.03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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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경북대 교수-CJ제일제당, 페트 플라스틱 분해 바이오촉매 개발

소각·미랩할 수밖에 없는 한계 극복…국내 첫 생물학적 재활용 페트병 생산 성공

"다양한 화학 산업에서 바이오촉매 응용한 혁신 일어날 것"

[서울=뉴시스] 유색 플레이크, 알루미늄 소재 등이 혼합된 C급 복합 플레이크를 이용하여 재생된 테레프탈산 제품으로 새롭게 합성한 페트병. (사진=김경진 경북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색 플레이크, 알루미늄 소재 등이 혼합된 C급 복합 플레이크를 이용하여 재생된 테레프탈산 제품으로 새롭게 합성한 페트병. (사진=김경진 경북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오염된 페트(PET) 플라스틱까지 영구적으로 재활용 가능하게 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경진 경북대학교 교수(자이엔 대표 겸직)와 CJ제일제당 연구팀이 산업 조건에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바이오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첨단GW바이오)사업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인 PET는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안전벨트, 테이크아웃컵, 차량매트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소재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분리수거 후 라벨제거-분쇄-세척-원료화를 거치는 기계적 재활용을 통해 ‘중간 제품’으로 다시 이용하고 있지만 재활용된 소재의 품질이 떨어져 결국에는 소각 또는 매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화학 촉매를 이용해 PET 플라스틱을 열로 녹이거나 용매제로 분해해 원료를 만들어 내는 화학적 재활용이 등장했지만, 원료 오염에 따른 한계 때문에 적용 가능 폐기물이 제한됐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완벽한 대안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 연구팀은 자연환경에서 나무가 썩는 과정처럼 바이오촉매가 분해 반응을 매개하는 생물학적 재활용에 주목, PET플라스틱을 생물학적으로 분해하는 고성능 바이오촉매(효소)를 개발했다.
[서울=뉴시스] PET 폐기물이 제품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대한 흐름도. (사진=김경진 경북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PET 폐기물이 제품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대한 흐름도. (사진=김경진 경북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개발한 바이오촉매는 PET에 선택적으로 반응하고 순수한 반응물을 생성하는 등 플라스틱 분해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으며, 재활용 시 소재의 품질도 뛰어나게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독자적인 접근법을 이용해 미생물이 가지는 바이오촉매들의 활성 지도를 제안하고, 이를 통해 쿠부(Kubu-P)라고 명명한 신규 바이오촉매를 발굴했다.

또 쿠부의 우수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효소공학을 이용해 보다 강력한 개량 바이오촉매인 쿠부M12(Kubu-PM12)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쿠부M12는 1kg의 PET를 0.58g의 소량으로 1시간 이내에 45%, 8시간 만에 90% 이상 분해하는 세계 최고의 성능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쿠부M12를 이용해 유색 칩 및 C급 플레이크 원료로부터 국내 최초 생물학적 재활용(BR) 페트병 생산에도 성공했다. 플레이크는 PET 폐기물의 주요 형태다.

김 교수는 “바이오촉매를 통한 생물학적 재활용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 오염된 플라스틱까지도 영구적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는 자연이 가진 위대한 잠재력을 파악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미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복합 섬유를 섬유로, 섬유를 페트병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곧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앞으로 다양한 화학 산업에서 바이오촉매를 응용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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