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전투 교훈 정리한 전술 문서 발견
전사한 장교에서 우크라군 특수부대가 입수
"사상으로 최신 무기 갖춘 적군 무찌를 수 있다"
"소규모 이동 강조해도 실행 못해 많은 희생 발생"
"부상자 후송 담당 러군 10시간 넘어 도착해 사망"
"소부대라도 지휘관과 따로 움직이지 말라" 탈영 경계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생포된 북한군 2명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11일(현지 시간)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우크라이나 보안국 페이스북 캡처) 2025.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사한 북한군 장교에게서 북한군이 전투에서 얻은 교훈을 정리한 문서들이 발견됐다고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재단(HRF)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NK 인사이더(NK INSIDER)가 지난 10일 밝혔다.
NK 인사이더는 HRF의 한국 지부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와 소통하면서 발견된 문서들 분석과 북한군 상대 심리전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9월 한국 지부가 전달받은 문서들은 전사한 북한군 장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전투 경험의 교훈 등을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94연대의 전투 경험과 교훈”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전술을 재정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쿠르스크 지역에서는 북한군 94연대와 92연대가 러시아군의 지휘 아래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
다음은 문서들의 주요 내용들이다.
“최전선 군인들 모두 강력한 이데올로기, 신념, 높은 사기를 갖추고 있어 최신 무기로 무장한 적들도 전술적 이점은 물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우월성으로 무찌를 수 있다. 양동작전 동안 전투원들은 적 포화와 벌 떼 같은 자살 드론 공격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바쳐 존경하는 최고 사령관의 전투 명령을 단호히 실행하고 있다. 자기희생을 과시하면서 우리는 호랑이처럼 전진해 현대 무기로 무장한 적군이 퇴각하도록 만들어 플레호보 지역을 해방했다.”
이 문서는 교훈을 설명하면서 많은 피해를 입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다. 문서는 부대를 2~3인 소규모 팀으로 나눠야 드론 공격과 포화로 인한 “전투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협력해 대포병 작전과 드론 발사 지점의 무력화를 수행함으로써 적 보병을 제압해야 한다. 가예보 지역에서 적의 포병과 드론 발사 지점을 선제공격하지 않아 인명 손실이 발생했다. 실시간 정찰과 드론 공격이 수행되는 현대전에서 부대를 2~3명의 소규모 팀으로 분산하지 않으면 적의 드론과 포병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2~3명의 소규모 팀으로 분산하는 전술 훈련을 받았음에도 실제 전투에서는 많은 병사들이 함께 이동해 적의 드론과 포병 사격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적 전술을 잘 몰라서 병사들이 적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음에도 일부 부대와 중대가 도로를 따라 여러 명이 달려갔고, 건물과 지하에 숨은 적군이 노출된 측면과 후면을 공격해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문서는 또 러시아 군인들 때문에 부상자 후송을 제때 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후송을 담당한 러시아군의 후송 차량이 10시간 넘어서 도착했다. 부상자 후송이 늦어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문서 말미에는 “전투 중 2~3인 부대를 유지하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지휘관이나 중대와 따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는 지휘관들이 탈영 가능성을 경계한 내용이다.
“러시아 공정군 사령부 지휘관과 화상 회의”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러시아 장군과 회의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이래 우크라이나군 전술의 변화에 대한 러시아의 인식, 최근 전술, 무기 종류, 우크라이나군의 전파방해 무기 등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회의는 지난해 8월 이후 열린 것으로 보인다. 문서 앞부분에 “…지난 2년6개월 동안의 특별군사작전 동안 적군은 취약한 방어 지역을 돌파하려는 시도에 집중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돼 있다.
이 문서 말미에는 북한군대가 취할 전술적 지침을 담고 있다. 무인기 팀을 조직하고 휴대용 전파방해 장치로 전자전을 벌여야한다는 내용이다.
“각 중대는 최소 1개의 무인기 팀을 조직해야 하며 중대장은 지휘소에서 24시간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찰 없이는 어떠한 전투도 하면 안 된다. 은폐가 우리 부대의 중요한 임무다. 각 대대는 최소한 2~3개의 무인기 팀을 구성하고, 낮과 밤 정찰 팀을 운영해야 한다. 또 전자전에 휴대용 재머(전파방해기)를 사용해야 하며, 드론 요격 포탄(6~8발)이 있어야 한다.”
그밖에도 현대전에서 종이 지도 사용은 불리하다면서 전자무기, 보안을 위해 인터넷이 차단된 전자무기를 사용해야 하며 통신 노출은 위치를 노출하는 자살 행위라는 내용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