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5G 반값 요금제 나온다는데…업계 '시큰둥'
알뜰폰 주력 요금제 수익배분형 도매대가 인하는 정책서 제외
"선구매 시 할인되는 데이터량도 비현실적" 지적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014년 제정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전면 폐지가 추진된다. 정부는 22일 민생토론회를 열고 통신사 및 유통점 간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 촉진과 저렴한 휴대전화 단말기 구입 기회 제공을 위해 단통법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2일 서울 소재 휴대전화 매장에 이동통신 3사 로고가 붙어 있다. 2024.01.2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정부가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도매대가 대폭 인하를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알뜰폰 사업자 주력 상품인 수익배분(RS) 방식의 LTE 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는 제외되고 종량제(RM) 요금제의 도매대가만 대폭 인하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15일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종량제 요금제 데이터 도매대가가 현재 1MB 당 1.29원에서 0.82원까지 36% 낮아진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3사에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알뜰폰 기업이 이통사로부터 연간으로 데이터를 대량 구매하면 최대 25%를 추가 할인해주는 제도가 신설돼 1MB 당 최대 0.62원까지 낮아진다. 이는 최대 52% 할인된 수치다.
알뜰폰 인기 상품 11GB+일2GB 도매대가 인하는 빠져
RS 방식은 알뜰폰 업체가 통신 3사의 상품을 재판매하고 수익의 일정 비율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알뜰폰 업체 90% 이상이 RS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M 방식은 알뜰폰 사업자가 데이터 사용량만큼 이통사에 도매대가를 내고 요금제를 자체 설계하는 것이다. 다만 알뜰폰 사업자 대부분이 요금 설계 능력이 떨어져 RS 방식을 대부분 선택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LTE 11GB+일 2GB' 요금제가 RS 방식이고, 중소 사업자의 경우 자체 설계 여력이 없어 대부분 RS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도매대가가 인하됐다고 종량제 중심으로 전환해 수익을 내라고 하면 가뜩이나 적자인데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라며 "특히 선구매 할인을 제외하면 엄청나게 매력적인 할인률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종량제 도매대가 최대 할인률이 적용되려면 연간 기준으로 SK텔레콤은 5만TB 이상, LG유플러스는 2만4000TB 이상의 데이터를 선구매해야한다는 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1위 사업자가 연간 선구매하는 데이터가 1만TB로 알려져있다"라며 "5만TB 이상 구매하는 건 현실 가능성이 떨어져 사실상 36% 수준 인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도규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RS 방식은 이통사 요금제를 단순 재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뜰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봤다"라며 "이번 정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알뜰폰 기업들이 이통사와 차별화된 자체 요금제를 설계해서 출시함으로써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어서 종량형 도매대가를 대폭 인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통신 취약층 재기지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19. dahora83@newsis.com
정부 "종량제 도매대가 인하시 1만원대 20GB 요금제"…업계 "글쎄"
이에 더해 내년부터는 올해 3월 말 부터는 정부가 도매대가를 검증하는 사전규제 방식에서 사업자 간 자율협상 후 신고하는 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업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알뜰폰 업계를 대신해 1위 이통사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을 해왔지만 사후규제 방식이 도입되면 이통사와 알뜰폰 업체가 직접 협상하기 때문에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도규 통신정책관은 "알뜰폰 업체가 잘 협상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실태조사 결과나 업계 의견을 들어보고 적정 시점에 사후규제를 다시 제안할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정부는 부당한 도매제공 협정이 신고되면 이를 반려하거나 시정 명령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판단기준을 담아 시행령을 개정하겠단 방침이다.
정부는 자체 설비를 보유한 알뜰폰 사업자를 의미하는 풀 MVNO를 키워 알뜰폰 시장에 더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풀MVNO에 대해서는 이통 3사를 모두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제4이동통신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스테이지파이브가 풀 MVNO 사업을 노리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풀MVNO 투자를 더 해야 중소 알뜰폰사들이 대형화되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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