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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78개씩 팔리는 국민 크래커 '해태 에이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5.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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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구끝에 1974년 출시…커피 '찍먹' 유행처럼 번져

年 500억 '메가브랜드'로 성장…美·中 등 해외서도 인기

[서울=뉴시스] 해태제과 대표 크래커 에이스의 역사.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해태제과 대표 크래커 에이스의 역사.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1분에 78개씩 팔리는 '국민 크래커'가 있다. 바로 해태제과의 에이스(ACE)다.

에이스는 올해로 출시한 지 51년을 맞는다.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 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크래커는 발효 또는 숙성 과정을 거쳐 수분 함량 낮추고 건조하게 구워낸 얇은 과자다.

1970년대 초만 해도 국산 크래커는 전무했다. 당시 접할 수 있던 미국 크래커인 '리츠'는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게 기름진 버터 맛과 짠 맛이 강했다.

해태는 군 납품용 건빵을 제조하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개척지 크래커 생산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동양 최초로 영국에서 초대형 오븐을 들여오는 투자까지 감행했다.



1971년 '죠니크랙카'라는 국내 최초의 크래커 생산에 성공했다. 이는 에이스의 초기 모델이다. 그러나 섭취 시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너무 딱딱했다.

결국 해태는 과감히 죠니크랙카 생산을 중단하고 크래커 개발에 몰두했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연구원 8명으로 된 전담 팀도 꾸렸다.

기존의 크래커와 달리 유지 함량을 높이고 영양학적 측면에서 비타민을 첨가했다. 잘 부숴져 버리는 단점까지 보완했다. 그렇게 3년간의 연구를 거쳐 탄생한 제품이 지금의 에이스다. 제품명도 '최고, 최상, 일류'의 뜻을 담았다.

에이스 출시 당시 가격은 개당 100원이었다. 당시 '뽀빠이'가 10원, '삼양라면'이 50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가였지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평일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모자라 주말까지 쉬지 않고 생산했다. 

1976년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가 출시되며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열리자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에이스를 커피에 찍어먹는 게 당대 젊은이들 사이에는 유행처럼 번졌다.

1980년 들어 최고 인기 스타들을 기용해 TV광고에 나서면서 1986년 월 평균 매출 10억원을 넘겼다.

해태는 품질 개선과 신제품 출시를 멈추지 않았다.

더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 주원료인 밀가루를 중력분에서 박력분으로 바꿨다.

전지·탈유분유 대신 여러 영양소를 고루 갖춘 조제분유로, 팽창제는 화학물질(산성아황산나트륨)에서 천연효소(프로자임)로 각각 교체했다. 소금 뿌리는 단계를 수차례 실험한 끝에 황금비율을 찾아냈고, 쉬었다 먹어도 눅눅해지지 않게 '쉼표' 스티커도 도입했다.

1992년 에이스에 뼈 건강에 좋은 '칼슘'을 넣었다. 1993년에 먹기 편하게 한 입 크기로 줄인 '미니'를, 2004년엔 지방 함량을 25% 줄인 '라이트' 제품을 각각 내놨다. 2008년부터 낱개 포장을 시작했고, 2012년에는 부스러기를 줄이려고 모서리를 둥글게 변경했다.

50살을 맞은 지난해에는 에이스 역사상 처음으로 3겹 구조로 만든 '씬 에스프레소'와 레트로 감성을 담은 한정판 제품을 선보여 크래커 시장을 선도했다.

현재 에이스는 연간 5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가 됐다. 누적 매출은 1조원, 판매량은 21억 봉지에 달한다. 1분에 78개씩 팔린 셈이다.
 
지금껏 판매한 에이스를 모두 이으면 지구를 약 8바퀴 돌 수 있다. 에이스 생산을 위해 1년간 사용되는 밀가루만 1200t이 된다.

에이스는 해외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과 중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16억원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태가 개척한 크래커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에이스가 오래도록 크래커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해태제과가 지난해 에이스 출시 50주년을 맞아 레트로 감성을 담아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해태제과가 지난해 에이스 출시 50주년을 맞아 레트로 감성을 담아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숀'.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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