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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더티 15개국' 낙인 찍히면 수출 꺾인다…상호관세 발표 앞두고 긴장감↑

등록 2025.03.22 06:00:00수정 2025.03.22 07: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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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무역수지 흑자국 8위…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높아

자국 반도체·자동차 산업 육성위해 고율 관세 부과 예상

"철강 25% 관세에 보편적 규제까지"…가전 수출도 위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2025.02.1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2025.02.14.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이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겨냥한 '더티 15'(dirty 15)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티 15에 포함되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우리나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외교를 진행하지 못하는 점도 뼈아프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상호관세 면제 등을 요청했지만 대미 무역 흑자 8위국인 한국에 겨눈 총구를 쉽게 거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산물 등 미개방 품목에 대한 관세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통상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2025.03.12. jhope@newsis.com

[평택=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2025.03.12. jhope@newsis.com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 8위…고율 관세 부과 타깃되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4월 2일에 발효하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우리는 각 국가의 관세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숫자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저분한 15라고 부르는 그룹이 있는데 이들을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호관세 부과율과 관련해 "어떤 국가는 그 숫자가 꽤 낮을 수 있고 어떤 국가는 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더티 15 국가에 어떤 나라가 포함됐는 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557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큰 나라 8위에 오른 만큼 타깃이 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4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비판한 것을 고려하면 다음달 2일 미국이 우리나라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안덕근(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경기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덕근(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경기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美, 자국 반도체·자동차 산업 육성 의지…고율 관세 부과 불쏘시개

먼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육성 의지가 크고 이를 고려할 때 고율의 관세를 부과가 유력한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의 대미 수출액은 106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7% 수준을 차지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대미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수출액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도 우리나라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708억 달러(102조1856억원)를 기록했는데 대미 수출액이 342억 달러(49조3471억원)에 달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은 물량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개별 기업들의 수출액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시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4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무역수지는 7억1100만달러 적자를, 연간 누계는 39억77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46.5%), 선박(370.8%), 철강제품(1.5%), 자동차부품(5.2%), 컴퓨터주변기기(33.0%), 가전제품(19.9%) 등이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4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무역수지는 7억1100만달러 적자를, 연간 누계는 39억77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46.5%), 선박(370.8%), 철강제품(1.5%), 자동차부품(5.2%), 컴퓨터주변기기(33.0%), 가전제품(19.9%) 등이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철강 25% 관세에 보편적 규제까지"…가전 수출도 위험

우리나라 가전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도 관심이다. 국내 가전기업들은 트럼프 1기때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미국 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확대했는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프레임으로 사용되는 강판에 25% 관세가 부과된 것이 문제로 꼽히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60~70% 가량이 강판으로 구성돼 있다. 소형 가전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강판을 사용한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강판에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제품 생산 가격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은 생산지를 조정하거나 같은 모델을 여러 나라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인데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보편적 규제를 가한다면 이런 전략도 사실상 무력화된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2025.03.21.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2025.03.21.



정부 "단판 승부 아니야"…상호 관세 부과 이후 협상에 집중


정부는 에너지 분야에서 한미 협력 방안 등을 앞세워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면제를 요구한다는 계획인데 현 상황으로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은 지난 19일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 참석해 "다음달 2일 미국이 상호관세를 국가별로 매긴 후 개별국가와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전망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상호관세 부과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여파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상호관세 면제 조치를 받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조치를 현실화하는 것을 보면 특정 국가에 예외를 하거나 유예하는 부분이 많지는 않다"며 "이것은 (4월 2일 전에) 단판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내 양국간 교역의 틀을 만들어나가야 되는 과정이라 길게 보고 협의 과정을 끌고가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만나 다음 달로 예정된 상호관세 부과 면제와 민감국가 목록 제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5.03.19. 20hwan@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만나 다음 달로 예정된 상호관세 부과 면제와 민감국가 목록 제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5.03.19. 20hwan@newsis.com



통상전문가 "미개방 품목 관세 조절로 미국과 협상해야"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의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확대 해석하고 있는 만큼 미개방 품목에 대한 관세 조절을 하는 방식으로 통상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우리나라가 일부 품목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고 상호관세를 부과하려고 한다면 개방하지 않았던 품목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조절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협상을 벌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농산물 관세의 경우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평균적으로 우리나라가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미국이 농산물을 협상 테이블로 들고 나오는 경우 업종별로 협상을 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다만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완재품 수출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철강 등 원재료 수출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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