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유죄'의 르 펜,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가
개인별 선고서 '5년간 공직출마 금지 즉각 발효' 판결 받으면 2027 대선 불가
![[AP/뉴시스] 31일 마린 르 펜 의원이 유럽의회 보조금 횡령 혐의 선고 공판정에 도착하고 있다](https://img1.newsis.com/2025/03/31/NISI20250331_0000221984_web.jpg?rnd=20250331184448)
[AP/뉴시스] 31일 마린 르 펜 의원이 유럽의회 보조금 횡령 혐의 선고 공판정에 도착하고 있다
르 펜 전 당수와 다른 24명의 RN 관계자들에 대한 선고 낭독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날 재판부가 미리 밝혔으나 낭독 30분 후에 유죄가 나왔다.
그러나 엄밀한 선고 내용은 낭독이 끝날 때까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르 펜과 RN 당 요원 및 소속 유럽의회 의원 피고인들은 보좌관 연봉 등 허위 명목으로 유럽의회로부터 돈을 수령한 혐의를 받아 기소된 뒤 지난해 11월까지 9주 동안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유럽의회 돈을 받아 규정대로 유럽연합 및 유럽의회 관계자에게 주는 대신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당 직원들 월급 등으로 전용해 횡령 혐의를 받는다.
유럽의회는 RN이 다른 목적으로 유용해 횡령한 돈 규모가 700만 유로(10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르 펜 등은 부정 행위와 비리 의혹은 전면 부인해왔다.
프랑스 검찰은 재판부에 르 펜에게 30만 유로의 벌금과 징역형 그리고 5년 동안 공직을 맡거나 공직 선거에 나설 자격의 박탈을 요구했다.
특히 사흘 전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정치인이 형사 범죄 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 즉시 공직 박탈 및 출마 자격 상실이 된다'고 판시했다.
횡령 혐의 유죄가 날 경우 르 펜은 항소할 것이 분명해 재판이 새로 시작되며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1심의 벌금 및 징역형 실행은 늦춰진다.
만약 르 펜이 이날 피고인 개인별 선고에서 즉각적으로 5년 동안 공직출마 자격 상실이 확정되면 르 펜은 항소심과 관계없이 무조건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르 펜은 현재 국내 정치인으로 최고 지지도를 누리면서 3번 째 프랑스 대선 출마와 대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마린 르 펜(56)은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창당한 극우 국민전선(FN)를 장악해 당수가 되었고 반 이민 기조 등 극우 색채를 희석하면서 일반 국민에게 다가갔다. 201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해서 사회당서 중도당을 창당해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에 이은 2위에 올라 결선 투표에 올랐으나 득표율 34% 대 66%로 뒤져 패했다.
202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역시 1차 투표서 마크롱과 접전을 벌여 2위에 올랐으며 결선에서 42% 대 58% 차로 져 실패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직전에 유럽의회 의원에서 프랑스 의원으로 당선되었던 르 펜은 소속 당인 국민전선 그리고 이름을 바꾼 국민집결을 의회 주요 세력으로 키워냈다. 2017년 총선서 9석에 그친 것을 2022년 총선서 무려 89석으로 늘렸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조기 총선에서는 125석까지 확대한 것이다. 프랑스 하원은 총 577석이며 이 중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연합의 신대중전선(NEP)이 193석, 마크롱의 집권 연합 앙상블이 165석이며 르 펜의 국민집결 등 극우 연합이 145석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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