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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국 유일 진보정당 기초단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인

등록 2022.06.04 05:46:33수정 2022.06.04 10: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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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국힘 바람에도 진보정당 단일화가 승리 요인"

"질 낮은 조선업 일자리 개선, 민원 해소 등 중점 추진"

"조선업 하청노동자 위한 노동기금 조성 등 지원 강화"

"동구 위기극복에 여야 없어…친화력으로 보수와 연대"

"땀 흘려 일하는 주민에게 새희망 진보정치 보여줄 것"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진보당 김종훈 동구청장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와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22.06.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진보당 김종훈 동구청장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와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울산에서 전국 유일한 진보정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이 탄생해 화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김종훈(57) 당선인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54.83% 득표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노동자 도시인 울산 동구는 '진보정치 1번지'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냈다. 특히 국민의힘이 압승한 울산에서 김 당선인은 유일하게 승리하면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희망도 싹트게 했다.

김 당선인의 동구청 입성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2011년 동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처음 동구청에 수장이 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2020년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범진보 진영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한발 물러나게 됐다. 이번에 김 당선인의 승리로 진보당은 11년 만에 다시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4일 뉴시스는 김 당선인에게 승리의 요인과 앞으로 추진할 정책, 각오 등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면서 여러가지 고심과 망설임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주민과 노동자들이 더 이상 다치지 않고 힘들지 않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와 행정의 책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제 삶의 터전이자 저를 성장시킨 동구의 위기 극복에 제가 가진 역량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구조 등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다행히 동구 주민들께서 이러한 노력과 자세를 알아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신 그 마음들 제가 결코 잊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

주민과 노동자의 힘이 되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약속드린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가 2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단일후보에게 투표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 (사진=진보당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가 2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단일후보에게 투표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 (사진=진보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승리 비결과 어려웠던 점

승리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진보정당간의 단일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단일화란 것이 선거 때면 지지자들의 요구가 매우 강하다. 하지만 성사시키기가 참 어려운 사안이기도 하다.

이번 단일화 과정도 그런 면에서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지만, 끈기있게 만나 온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분열되어선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선거 승리에도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어려웠던 점은 선거 자체가 원래부터 쉽지 않은 과정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국민의힘 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실제 그 영향으로 울산에서도 국민의힘이 많은 당선자를 냈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원팀을 많이 강조했다. 힘있는 여당이 예산을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많이 쓰던 논리를 공세적으로 폈다.

예산을 가져오는 과정은 그런 것이 아니다는 반대 논리를 합리적으로 차분히 시민들께 전달했다. 다행히 시민들께서 인정하고 지지해 주신 것 같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가 동구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지역 장애인과 소통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가 동구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지역 장애인과 소통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동구 발전을 위해 추진할 과제는?

동구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이 있다.
 
조선경기가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지역경기가 한꺼번에 좋아질 수 없고, 불안함도 남아 있는 것 같다.

조선업이 불황일 때 너무 많은 숙련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지금은 일할 사람이 없다.

현재의 일자리는 낮은 임금과 고강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질 낮은 일자리가 돼 있다.

최근 5년간 유출된 동구 인구중 80% 이상이 청년인 이유와 한때 20만명에 육박하던 동구 인구가 15만명으로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의 일자리와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의 일자리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지금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염포산터널 무료화, 주민 복지시설인 동부회관, 서부회관 정상화, 주거 및 교육환경의 개선 등 시급한 현안은 동구 주민들의 요구대로 빠르게 처리해 나가겠다.

일상생활 속 소소한 민원들도 마찬가지로 개선하겠다. 주민들이 오죽 불편하면 개선을 요구하겠느냐.

물론 파악부터 해야겠지만, 머뭇거리지 않고 나가보고 즉각 즉각 조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시간이 다소 걸리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중장기사업은 더 꼼꼼히 준비해서 제대로 해나갈 생각이다.

미래의 먹거리를 다양화하는 것 또한 동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중요한 문제다.

지금과 같이 질 낮은 일자리를 개선해하지 않는다면 조선업의 위기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미포산단 미포지구 조성 등을 통해 청년들이 오고 싶은 일자리를 늘리겠다.

동구의 아름다운 자연관광 자원을 제대로 활용해 동구에 한번 들어 온 관광객이 24시간 이상 동구에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동구 전반의 안정화를 빠르게 시작하겠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추진할 노동정책은?

여전히 임금이 중요하다. 조선업이 잘되려면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야 숙련된 노동자의 기술력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11년차 하청노동자의 기본급이 최저임금도 안된다. 제가 동구에서 수년째 하청노동자와 임금 이야기를 하는 이유다.

한때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 있었던 일본 조선산업 몰락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조선업 위기가 왔을 때 일본은 노동자의 기술력을 보존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 결과 숙련된 노동자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지금은 한국과 중국에 따라 잡혀 회복을 못하고 있다.

최근 수주량 증가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지만 위기가 끝난 건 아니다.

2016년 6만명을 넘던 노동자는 현재 2만5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금은 또 사람없다고 해외에서 노동인력을 데리고 온다고 한다. 점점 더 기술력이 유실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노동과 주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행정의 역할을 더 높이겠다.
 
하청노동자의 생활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동기금 조성을 중심축으로 돌봄노동자, 초단기근로계약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노동자가 살맛나는 동구를 만들겠다는 약속드린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인이 선거유세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6.04. (사진=진보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여당 단체장들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이번 선거에서 저를 지지해 주신분들을 보면 진보 보수를 넘나드는 면이 있었다. 성향도 그렇고 평소 보수 후보에 투표해 오셨던 분들도 구청장은 김종훈이 잘한다며 지지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친화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동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을 만드는데, 여야, 진보 보수를 따질 일은 없다고 본다.

2016년 국회의원 할때도 보수정권이었지만, 동구를 위한 일이라면 장관부터 담당 부처 공무원까지 가리지 않고 만났다. 일을 성사시킨 사례도 많이 있다.


◇동구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주민들께서 큰 기회를 주셨다. 기회를 주신만큼 큰 책임감 갖고 제대로 일하겠다.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 발전의 소금과 같은 자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보편화된 무상급식이지만,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공격까지 받으며 무상급식을 정착시킨 것도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때이다.

진보정당, 진보정치가 울산을 넘어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는 정치가 되도록 더 힘껏 뛰겠다.

구호만 요란한 정당이 아니라, 늘 곁에서 힘이 되는 든든한 정치 펼쳐 나가겠다. 주민과 노동자에게 힘이 되는 구청장이 되겠다.

달라진 진보정치의 성장과 발전 따뜻한 관심과 지지로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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