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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가 나선 라이트펀드, 국내 기업 참여 탄력받나?

등록 2020.07.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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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한국 정부에 기금 2배 확충 제안

당초 5년간 500억 규모…개발도상국 감염병 퇴치 목적

국내 기업들의 감염병 R&D과제 선정해 연구비 지원

김윤빈 대표 “기금 확충 시 더 많은 과제 지원…세계 시장 개척 기여”

빌게이츠가 나선 라이트펀드, 국내 기업 참여 탄력받나?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K-바이오를 칭찬하면서 한국 정부에 투자 확대를 요청한 ‘라이트펀드’(RIGHT Fund)에 관심이다.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퇴치 성격을 지닌 라이트펀드가 국내 기업의 신약개발과 연구 활동에 어떤 이익을 주는지도 주목된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6일 빌&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의 빌 게이츠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빌 게이츠는 한국 정부와 게이츠재단이 공동으로 조성한 ‘라이트펀드’의 출자금을 확대하겠다고 전하며, 우리정부에도 2배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펀드(법인명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는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18년 7월 보건복지부와 한국 제약기업 5개사(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3자 공동 출자로 만들어진 민관협력 비영리 재단이다. 2022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 규모의 공동출자를 약속했다. 우리 정부는 5년간 250억원을 출자했고 게이츠 재단은 나머지 250억원 중 절반인 12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만약 빌 게이츠의 제안에 따라, 두 기관이 2배 출자한다면 기금이 100억원 이상 느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국내 바이오 기업 3곳이 잇달아 신규 출연을 약속했다. 3곳은 매년 라이트펀드에 각 2억5000만원씩 출연하기로 해, 연구기금은 당초 500억원에서 확대됐다.

라이트펀드 김윤빈 대표는 “게이츠재단과 한국 정부의 기금 확대가 이어지면 더 많은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과제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며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라이트펀드는 2018년~2022년 1기 사업이 끝난 뒤 2023년부터 최소 2배 규모로 2기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한국 기업이 코로나19 팬더믹에 대응하며 보여준 연구역량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게이츠재단에서 계획보다 빨리 기금 확대의 필요성을 느껴 한국 정부에 기금 확대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펀드가 모은 500억원 기금은 개발도상국의 신종 감염병 퇴치를 위한 국내 신약 개발 등에 쓰인다. 즉,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문제 해결에 필요한 백신, 치료제, 진단기술을 개발하는 한국 기업 중 우수한 R&D 프로젝트들을 계속 선발해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진단, 디지털 헬스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포함해 감염병 관련 17개 R&D에 올해부터 18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작년부터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 5개 감염병 과제를 포함해 총 22개 감염병 과제에 285억원의 기금 투입 결정을 마쳤다.

라이트펀드가 올해 선정한 R&D에는 코로나 백신, 진단, 디지털 헬스 기술 개발을 비롯해 신종 호흡기 감염, 결핵, 말라리아, A형 간염, 수막구균 감염, 흑열병, 장티푸스 등이 포함됐다.

김 대표는 “감염병 퇴치 기술의 연구개발은 저개발국가 뿐 아니라 자국민 보호를 위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며 “수익성을 염두에 둬야하는 민간기업이 지속적인 개발 활동을 하기 위해선 공적자금의 지원이 필요하다. 라이트펀드 연구기금의 규모 확대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지원 뿐 아니라 감염병 인프라 강화와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개척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백신은 저소득 국가만 필요한 게 아니다. 모든 국가에서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며 “라이트펀드는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에 가능한 빨리 기여할 수 있게 한국의 강점 기술을 발굴한다. 이는 자국의 감염병 연구 활동 육성과 공중보건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개척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트펀드 관계자는 “상업화 시 저개발국가에는 그들이 소화할 수 있는 낮은 가격에 제공해야 하지만, 그 외 선진국 등에는 적정가격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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