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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퓰리즘 휘둘리면 건보재정 더 불확실해진다

등록 2022.01.21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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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퓰리즘 휘둘리면 건보재정 더 불확실해진다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대선을 앞두고 건강보험 확대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탈모 치료제에 건보를 적용하고 임플란트 건보 혜택 나이를 만 60세로 내리겠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은 관련 국민의 환호를 받고 있다.

건보는 비싼 의료비 부담을 낮춰줄 거란 희망을 주므로 공약에 잘 활용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필요하다고 다 혜택을 줄 수 없는 냉정한 영역이기도 한다. 지난 2020년 건강보험은 3531억원 적자를 내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 역시 2020년 말 17조4181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더구나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관련 지출로 건강보험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민간 위탁 의료기관의 백신 접종 비용 70%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코로나19 재정 지출을 감안하면 2023년경 건강보험 적립금은 10조원 이하까지 감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중증도와 필수의료 여부에서 우선순위에 있음에도 수많은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가 아직 건보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아무리 효능이 입증돼도 쉽사리 건보 영역에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컨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고도 6년째 돼서야 보험급여 가능성이 열렸다. 또다른 폐암치료제 '타그리소'는 지난 2018년 12월 1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받은 후 첫 관문의 통과만 네 번 실패했다. 모두 환자의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중증질환이다. 희귀질환 신약도 허가받은 제품의 절반만 건보 적용을 받고 있다.

수백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이들 중증질환 치료비를 부담하기 위해 환자 가족은 사회적 기반을 잃어간다.

탈모인의 고통을 덜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임플란트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면 이는 마땅히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는 암, 희귀질환, 소아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에 우선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이미 중증 및 희귀질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정하고 정책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수립된 방향에서 벗어난 대선 공약은 건강보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오매불망 건보 적용을 기다리는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또 만일 탈모에서 건보 지원이 절실한 환자군이 있다면 이는 먼저 전문가 및 관계부처가 판단한 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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