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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3년 후 내연기관차 종말?…시장자율에 맡겨야

등록 2022.03.21 16: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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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3년 후 내연기관차 종말?…시장자율에 맡겨야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 "아직은 내연기관차를 만들어 창출한 수입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전동화'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당연히 가야 할 길이고, 업계 역시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죠. 하지만 반도체·원자재 가격 등 변수가 워낙 많아 완급 조절을 하며 전동화를 추진해야 합니다."(완성차업체 A사 관계자)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을 중단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을 바라보는 자동차업계의 시선에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금지' 공약을 내놓고 강력한 전기차 육성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완전 퇴출하기로 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결정과 유사한 수준이다. 국내 1위 현대차그룹의 계획보다 5년 가량 더 빠르다.

업계는 100년 이상 자동차산업의 주류였던 '내연기관차'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꽃피고 있는 만큼 전기차 전환이 필수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도 걸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2035년, 국내와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2040년부터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 역시 2030년까지 한국·북미·유럽·중국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최대 78%까지 높일 예정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GV60' 등을 앞세워 주요국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등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면 전동화'를 향한 길은 험난하다.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5.8%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13.8%)와 합한다고 해도 19.6%로 다섯대 중 한 대 수준이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56.3%는 아직 전기차 분야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적 전동화 전환,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니켈·리튬 등 원자재 상승도 부담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2025~2026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동등해질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가격 저감은 기존 예상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전기요금 인상 등의 리스크도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전동화 전환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중견3사와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2035년까지 남은 시한이 13년 가량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업계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새로 꾸려지는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공약을 유연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꼭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등록을 중단해야 한다면 '하이브리드차'를 빼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기간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줄곧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치열한 전동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반도체·원자재 수급 등을 살피며 스스로 완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자동차업계에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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