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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쇼크②]체면 구긴 구글 '바드'…韓美中, AI 전쟁

등록 2023.02.12 14:13:41수정 2023.02.12 14: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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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손잡은 MS, AI 검색 엔진 '빙' 발표

대항마로 '바드' 공개 시연한 구글, 오류 망신

한국형 챗GPT도 코앞…한국어 감성으로 승부

네이버, 검색 GPT 예고…카카오, 규모보단 효율

SKT '에이닷' 더 똑똑해진다…슈퍼컴 2배 확대

KT '믿음' 협업융합지능…'사람에 가까운 대화'

엔씨·크래프톤, 게임에 AI 적용…"몰입감 증대"

미국 AI에 맞서는 중국…바이두·알리바바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세상을 바꿀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팟캐스트 대담에서 "AI의 발전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대한 혁신이다. MS와 구글이 이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미국의 AI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등장은 MS와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의 AI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MS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사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챗GPT를 접목했고, 이에 맞서 구글도 AI 챗봇 '바드(Bard)'를 발표했다.

먼저 MS가 지난 20여년간 '구글링(Googling)'으로 대표되는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는 대역전극의 서막을 예고했다.  지난 7일 챗GPT 기술을 접목한 '빙'을 발표한 자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검색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날"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뒤질세라 구글도 서둘러 '바드(Bard)'를 발표했으나, 체면만 구기는 모양새가 됐다.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연된 바드가 수많은 대중 앞에서 오답을 제시하며 검색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정확성'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로 인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7.68% 이상 급락했고, 하루 만에 1000억 달러(약 126조 2200억 원) 상당의 시가 총액이 증발했다.

한국형 챗GPT 누가 먼저?…네이버 서치 GPT vs 카카오 코GPT기반 버티컬 AI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챗GPT에 맞설 AI 기술 개발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검색 엔진 업체 네이버 역시 글로벌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네이버의 서치GPT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한다. 하이퍼클로버는 국내 최초 한국어 특화 모델로, 학습 매개변수 2040억개를 자랑한다. 이를 활용해 네이버는 올 상반기 내로 자사의 고품질 검색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한 '서치GPT'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새로운 검색 트렌드 생성 AI에 대응하겠다"며 "네이버는 한국어로는 고품질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거대 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 기술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를 활용해 버티컬 AI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공개된 코GPT는 60억 개의 매개변수와 2000억 개 토큰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 경쟁 AI 모델 대비 적은 규모의 매개변수를 활용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비용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초거대 AI 모델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차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크기와 품질이 좌우하고 풍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카카오브레인이 갖고 있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해 날카로운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에 앞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09.22. yesphoto@newsis.com

[뉴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에 앞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09.22. [email protected]


SKT, 슈퍼컴으로 더 똑똑해지는 '에이닷'…KT, 협업 융합 지능으로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

SK텔레콤은 자사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이 보다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브레인(뇌) 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2배 확대 구축했다. 수십억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다루는 초거대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에이닷'은 상용 서비스에 수백억개 이상의 매개변수 모델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수년간 내재화한 초거대 AI 연구개발 기술력과 슈퍼컴퓨팅 고도화 등을 기반으로 초거대 AI 범용성을 무한 확장할 계획이다. 사람과의 대화 흐름과 답변 완성도가 사람 수준에 가깝도록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초거대 AI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도록 했다.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한다. '믿음'의 특징을 활용한 서비스로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를 꼽을 수 있다.

엔씨·크래프톤, 게임에 AI 적용…"AI친구 만들고, 몰입감 증대"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게임사들도 AI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해 AI 언어모델을 연구하고, 나아가 디지털휴먼(가상인간) 사업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챗GPT와 같은 AI 언어모델 연구를 진행하며, 올해부터 규모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엔씨는 "챗GPT 같은 언어모델을 통해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 게임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3D 캐릭터 제작 기술, 대규모 접속 게임 운영 방식에 결합해 게임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몰입감을 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휴먼 사업까지도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신사업으로 'AI 딥러닝'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게임 속 캐릭터와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게임성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혼자 게임을 하더라도, AI와 대화하거나 채팅하며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 친구'의 초기 버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크래프톤이 추진하는 AI 신사업은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빅테크와 경쟁하려는 것은 아니다. 초거대 AI 모델은 굉장히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면서 "크래프톤은 AI를 통해 스토리, 3D 모델 등 게임 제작에 용이한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부다비=AP/뉴시스]중국 국기를 든 팬. 2019.01.24.

[아부다비=AP/뉴시스]중국 국기를 든 팬. 2019.01.24.


미국 AI에 맞서는 중국…바이두·알리바바

중국 최대 검색 엔진 업체 바이두도 오는 3월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공개할 계획이다. 바이두가 개발 중인 AI 챗봇의 영문명은 '어니 봇'이다. 바이두는 지난 2019년 언어 이해, 언어 생성, 텍스트-이미지 생성과 같은 광범위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초거대 언어 모델 '어니'를 선보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기술 리더로서 첨단 기술을 최종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게임사 넷이즈도 챗GPT와 유사한 AI 학습 서비스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검색 엔진의 성능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언어 데이터다. 중국은 자국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글이나 MS 못지 않은 AI 서비스 기술력을 자신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 예고된 바이두의 AI 챗봇 성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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