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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윤경림號 '출항' 청신호…外·개미 주총 표심 '선임 찬성' 기울듯

등록 2023.03.20 11:37:39수정 2023.03.20 11: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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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이어 ISS도 '찬성' 권고

외국인 비율 44%·개인도 찬성 결집…국민연금·현대차·신한 뒤집을 수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의 모습. 2023.03.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의 모습. 2023.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운명을 가를 윤경림 KT 대표 내정자에 대한 의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모두 윤 내정자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면서 일단 청신호가 켜진 상태. 이들 의결권 자문기관은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20일 ISS는 이달 31일 KT 정기 주총에서 윤경림 사장을 차기 대표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ISS는 윤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윤 사장의 배경과 회사의 장기 성장 전략을 고려할 때 회사의 사업 계획을 주도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 모빌리티 산업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본부장으로서 회사의 중장기 디지털화 전략인 ‘디지코’에 깊이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가 계속해서 디지털 혁신을 우선시함에 따라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윤 사장이 해임될 경우 회사·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앞서 글래스루이스는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실과 여당, 국민연금이 이번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 대해 문제를 지적한 데다, 일부 시민단체가 윤 사장의 KT 입사 과정과 일감몰아주기 등의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윤 사장이 차기 대표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윤경림 내정자의 경우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정치권의 반대에도 해외 쪽에서는 찬성으로 방향을 정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개인 투자자들도 윤 사장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KT 소액주주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KT 주주모임’을 통해 결집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자투표를 알리면서 KT 주주들의 동참을 독려하는 중이다. 지난 18일 기준 회원 수는 1500명을 넘어섰다. 보유 주식 수는 356만2000주가 넘는다. 이는 KT 전체 주식의 약 1.4% 수준이다.

이처럼 자문사들이 윤 사장에게 손을 들어주면서 국민연금 다음으로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그룹(7.79%, 현대차 4.69%·현대모비스 3.1%)과 신한은행(5.48%)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양사는 KT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교환했다. 이 경우 경영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의결권 행사에 나서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신한은행의 최대 주주이자 현대차의 2대 주주라는 데 있다. 사실상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반대 의견을 내기에는 부담이 있다. 권위의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KT 역시 이들에게 주요 주주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KT에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만약 극단적으로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 신한은행이 반대하더라도 외국인 주주와 개인 투자자들이 윤 사장 통과에 표를 행사한다면 승산이 있다. 국민연금과 현대차, 신한은행의 합산 지분율은 23.5%다. KT의 해외 투자자 지분율은 약 44%다. 개인 투자자도 미미하지만 계속해서 표를 모으고 있다.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려면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이에 KT 이사회는 윤 사장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사회는 주주서한을 통해  “디지털전환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표이사와 함께 KT가 더 높은 도약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성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KT 노동조합은 내부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 주총 개최 전날 KT 본사에서 대의원회의를 연다. 한국노총 소속의 KT 노조는 전체 조합원 중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윤 사장과 달리 사내이사 3명의 재선임 건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의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투표한다.

이에 대해 글래스루이스는 "주주들이 모든 후보자들 선임에 찬성할 것을 추천한다"는 입장인 반면 ISS는 반대를 표시했다. 재직 중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ISS는 "법적 문제가 제기된 이사를 제거하지 않은 이사회 결정은 거버넌스와 감독 실패헸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구현모 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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