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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곳간에 쌓은 돈 5조…등기이사 연봉은 1.3억 '짠물경영'

등록 2023.03.24 14: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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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자산 1조, 이익잉여금 4조 달해

등기이사 보수 1.3억, 직원 급여도 턱없이 낮아

주총서 행동주의펀드 "경영진 견제" 입장

[서울=뉴시스] 서울 광화문 태광산업 사옥. (사진=태광그룹 제공) 2023.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광화문 태광산업 사옥. (사진=태광그룹 제공) 2023.03.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태광그룹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지난해 수 조원대 현금성 자산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 평균 임금은 다른 업체보다 턱없이 낮아 일명 '짠물 경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광산업은 주가도 낮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5명 등기이사 평균 보수 1억3200만원

24일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77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584억원)과 주식·단기채권으로 구성된 공정가치 금융자산(7055억원)을 더하면 1조2000억원이 넘는다. 또 이익잉여금도 4조원에 달해 태광산업이 곳간에 쌓아놓은 금액만 5조2000억원을 넘는다는 관측이다.

반면 임직원 보수는 상장기업치곤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다.

실제 태광산업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 등 모두 5명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3200만원에 그쳤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일반 직원 평균 연봉과 비교할 때 불과 20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태광산업 조진환·정철현 공동 대표이사의 평균 연봉도 2억6100만원에 머문다. 지난해 매출액이 2조7000억원이 넘는 회사의 주요 경영진 연봉이라고 하기에는 극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태광산업의 일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도 7300만원으로 대한유화(9800만원), AK홀딩스(7700만원) 등 섬유·석유화학 분야 업체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태광산업은 올해 배당도 주당 1750원에 그칠 전망이다. 현 주가를 고려하면 시가배당율이 0.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 지분 29.48%를 보유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5억7000여만원이라는 계산이다.
 
[서울=뉴시스] 태광산업 조진환 석유화학본부 대표이사(왼쪽)와 정철현 첨단소재사업본부 대표이사 (사진=태광산업 제공) 2023.0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태광산업 조진환 석유화학본부 대표이사(왼쪽)와 정철현 첨단소재사업본부 대표이사 (사진=태광산업 제공) 2023.0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행동주의 펀드 "배당 늘리고, 자사주 사라"

태광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와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태광산업 지분 5.69%를 가진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오는 31일 열리는 제62기 주총에 앞서 태광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예고했다. 현금 배당을 주당 1만원으로 늘리고, 자사주도 매입하라는 주장이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제안한 주식 분할과 자사주 취득 등의 제안을 수용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안건이 트러스톤 뜻대로 제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호진 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5%에 이르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이미 주식 분할과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태광산업 측은 "현재 소수점 매매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식 분할의 실익이 크지 않고, 높은 주가가 우량회사 이미지를 주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며 "배당을 늘리기보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트러스톤 측은 "태광산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7배일 정도로 상장사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회사"라며 "태광산업 경영진에 이에 대한 해결을 요청했으나, 한 번도 진정성 있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도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태광산업 경영진의 독주와 부당 행위를 견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광산업 주가는 지난 2021년 6월 한때 130만원을 넘었지만 현 주가는 70만원 초반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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