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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 김범수, '위법논란' 케이큐브홀딩스 접는다

등록 2023.03.28 05:30:00수정 2023.03.28 15: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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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위반 검찰 고발·편법 지배 등 부정적 사회 시선 고려한 결정

이르면 내달 공식화할 듯…청산절차 유력

카카오 지분율 현황(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 지분율 현황(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케이큐브홀딩스(이하 케이큐브) 사업을 정리한다. 케이큐브는 김 센터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이자 카카오의 2대주주다.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 선언에도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위법 혐의에 따른 검찰 수사와 편법 지주사·경영 승계 논란 등 잡음이 계속되면서 결국 법인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전언이다.

28일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최근 논란이 그치지 않았던 케이큐브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중을 주변 지인들에게 피력했다. 김 센터장은 이르면 내달 중 이를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돼 김 센터장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도 법적 근거 등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케이큐브 법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법인 정리 절차 이행은 수사 종료 시점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케이큐브홀딩스 어떤 회사길래

케이큐브는 김범수 센터장이 지난 2007년 설립한 투자 전문 회사로, 김 센터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도 이 회사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큐브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10.50%다. 카카오 최대 주주인 김 센터장(13.27%)에 이어 많은 지분이다. 김 센터장이 본인과 케이큐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카카오 지분 23.77%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편법 지주사' 논란을 제기한다. 카카오 최대주주나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지주사가 아니지만, 김범수 센터장이 전권을 쥔 개인회사인 관계로 사실상 카카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21년에는 김 센터장의 두 자녀가 케이큐브에 재직했고 친동생인 김화영씨가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경영 논란이 제기됐다. 이는 편법 승계, 탈세 등 각종 의혹으로 이어졌다.

국회에서는 케이큐브를 사실상 지주사로 규정하고 금산분리를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김 센터장은 “케이큐브홀딩스의 정관에서 ‘금융업’과 ‘투자업’을 빼고 앞으로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화영씨가 케이큐브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사내이사인 김탁흥 씨가 대표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7월 케이큐브는 200억원 상당의 카카오 주식 27만3000주를 김 센터장 설립 재단 브라이언임팩트에 증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 전환 노력에도 케이큐브는 규제당국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회사가 보유한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케이큐브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회사로 지정된 케이큐브가 카카오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 ‘금산분리 규정’에 위배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케이큐브는 자사가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아니라고 소명했지만, 검찰 수사 착수 소식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큐브 검찰 고발 조치가 사실상 김 센터장을 겨냥한 제재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회적 논란과 검찰 수사가 김범수 센터장이 케이큐브 사업 정리를 결심한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의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역시 케이큐브의 투자로부터 시작된 사업임에도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케이큐브를 색안경 끼고 보는 시각에 김 센터장이 많이 안타까워 했다"며 "공정위 제재에 검찰 수사까지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면서 결국 이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전했다”고 귀띔했다.

제3자 매각보단 기업 청산 유력…구체적인 이행은 검찰 수사 이후 진행할 듯

관건은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케이큐브는 카카오 지분 10.5%와 카카오게임즈 지분 0.91%를 보유하고 있다. 당장 이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에는 김 센터장의 지배력 혹은 카카오의 주가와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도 없다.

이 때문에 케이큐브 법인을 해산·청산하고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기업 오너인 김 센터장이 되사들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김 센터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이고 대부분의 자산이 카카오 지분이어서 청산하는데 무리가 없다. 김 창업주가 카카오 지분을 되사들이면 금산분리 위반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진다.

해당 지분을 카카오에게 매각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 경우 케이큐브가 카카오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상호주 보유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업계 소식통은 "케이큐브 정리 작업을 카카오 그룹의 사업 개편작업과 연동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확장 논란과 맞물려 그룹 TF(전담팀)를 통해 전체 그룹 사업 구조개편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10월 카카오 먹통 대란이 터지면서 일정 자체가 미뤄져 왔다.

하지만 소상공인 피해 보상과 그룹 현안인 SM 지분 인수 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만큼, 그룹 내 사업을 간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기 위해 조만간 그룹 TF를 공식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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