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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23]애플, 450만원짜리 MR기기 '비전 프로' 첫 공개…9년 만의 애플 신병기

등록 2023.06.06 07:09:32수정 2023.06.06 07: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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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WWDC23에서 공간 컴퓨터 '애플 비전 프로' 선봬

전용 OS 탑재…눈·손·음성 조작으로 게임부터 추억 여행까지

내년 초 미국부터 우선 판매…팀 쿡 "새로운 시대 시작"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수년에 걸친 개발 기간 끝에 자사의 첫 MR(혼합현실) 기기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애플은 당초 업계에서 지칭하던 MR·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헤드셋 대신 공간 컴퓨터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선보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를 개막하고 사용자가 현실 세계 및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인 세계를 매끄럽게 어우러지게 하는 공간 컴퓨터 '애플 비전 프로'를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께부터 MR 관련 기능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수차례 공개가 미뤄진 비전 프로의 베일이 마침내 벗겨진 셈이다.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를 선보인 것도 지난 2014년 애플워치의 첫 출시 이후 9년 만이다.

게임·영화 감상부터 사진 속 추억 여행까지…눈·손·음성으로 제어하는 '공간 컴퓨터'

애플은 비전 프로가 강력한 개인 컴퓨팅으로 가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비전 프로를 위한 세계 최초의 공간 운영체제(OS)인 '비전 OS'는 3D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앱이 화면의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앱을 원하는 크기로 나란히 배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무한한 스크린용 공간과 즐겨쓰는 앱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멀티태스킹을 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매직 키보드와 매직 트랙패드도 지원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작업에 맞는 완벽한 공간을 구성하거나 맥의 기능들을 비전 프로에 무선으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전 프로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에도 유용하다.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모든 공간을 100피트(약 30m)만큼 넓게 느껴지는 화면과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을 갖춘 개인 영화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애플 이머시브 비디오(Apple Immersive Video)는 공간 음향과 함께 180도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하며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실감나는 몰입형 영상들을 제공한다.

애플은 공간 컴퓨팅을 통해 광범위한 몰입 스펙트럼을 망라하는 타이틀로 새로운 게임 유형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는 원하는 크기의 화면에서 100개가 넘는 애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사진=애플 제공)

비전 프로의 '환경'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의 세상이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선 아름답고 역동적인 장면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바쁜 공간 속에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번잡한 방해 요소를 줄여준다. 사용자는 기기 우측 상단의 '디지털 크라운'을 살짝 돌려 특정 환경에서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지 혹은 몰입한 상태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애플 최초의 3D 카메라를 탑재한 비전 프로는 사용자가 공간 음향을 통해 가장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고 다시 경험하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간 사진 및 동영상을 통해 사용자는 소중한 기억이 남은 순간으로 돌아가 이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 비전 프로에서는 아이클라우드 사진 보관함에도 접속할 수 있으며, 사진과 영상을 미세한 디테일까지 보여주는 선명한 색상의 실물 크기로 체험할 수 있다.

비전 프로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면 통화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물 크기의 타일로 구현되고 공간 음향도 적용되어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음성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비전 프로를 통한 페이스타임 통화는 사용자의 표정과 손짓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사용자들은 같이 영화를 감상하고, 사진을 둘러보거나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위해 협업할 수도 있다.

전용 운영체제 '비전OS'로 현실감 극대화…주변 인식 기능까지 탑재

비전OS는 기존의 iOS 등과 별도로 기초부터 새롭게 설계됐다. 공간 컴퓨팅의 저지연성 요건을 충족해 강력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비전OS는 완전히 새로운 3D 인터페이스로 디지털 콘텐츠의 현실감을 극도로 높여준다. 자연광에 동적으로 반응하며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용자가 공간의 크기감과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비전OS에서는 앱을 통해 사용자 주변 공간을 채울 수 있으며 앱을 어디로든 이동시킬 수 있고 완벽한 크기로 조정할 수도 있다. 자연광에 반응하고 그림자를 드리울 수도 있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비전OS에서는 앱을 통해 사용자 주변 공간을 채울 수 있으며 앱을 어디로든 이동시킬 수 있고 완벽한 크기로 조정할 수도 있다. 자연광에 반응하고 그림자를 드리울 수도 있다. (사진=애플 제공)


또한 사용자가 공간 콘텐츠를 탐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사람의 눈·손·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입력 체계를 도입했다. 사용자는 단순히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 앱을 브라우징하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끄덕여서 스크롤하거나 목소리로 지시할 수 있다.

비전 프로는 색다른 혁신 기능인 아이사이트(EyeSight)도 같이 선보인다. 비전 프로 착용자에 가까이 다가가면, 기기가 투명하게 느껴지게 돼 사용자의 눈이 보이고 사용자도 주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용자가 환경 기능이나 앱에 몰입하고 있으면 아이사이트가 다른 사람에게 사용자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려줄 수도 있다.

전용 칩 'R1'으로 화면 현실감↑…내년 초 미국부터 우선 판매

애플은 비전 프로의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착용성 등에도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비전 프로에는 수많은 기술이 콤팩트한 디자인에 구현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중요한 기기 전면부의 경우 3D 입체 조형된 단일 부품 코팅 글래스로 광학적 수준의 표면이 되도록 연마했다. 이는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콘텐츠와 어우러지게 하는 용도의 카메라와 센서 모음을 위한 렌즈 역할을 한다. 유리는 특수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 안으로 매끄럽게 연결되며 프레임은 사용자의 얼굴을 곡면으로 감싼다.

모듈형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맞춤 조정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라이트실은 부드러운 섬유 소재로 제작돼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구현되며, 사용자의 얼굴에 딱 맞는 착용감을 제공한다.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비전 프로의 유리는 특수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 안으로 매끄럽게 연결되며 프레임은 사용자의 얼굴을 곡면으로 감싼다. 모듈형 시스템에는 라이트실과 헤드 밴드가 포함되며 얼굴에 딱 맞는 착용감을 제공한다.(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애플이 6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을 개막하고  9년 만의 새로운 폼팩터 제품인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를 선보였다. 비전 프로의 유리는 특수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 안으로 매끄럽게 연결되며 프레임은 사용자의 얼굴을 곡면으로 감싼다. 모듈형 시스템에는 라이트실과 헤드 밴드가 포함되며 얼굴에 딱 맞는 착용감을 제공한다.(사진=애플 제공)


비전 프로는 이처럼 누구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면서도 애플의 기술력이 총망라됐다.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사용해 2개 디스플레이에 2300만 픽셀이 밀집돼 있으며, 각 디스플레이는 우표 하나 크기로 광범위한 색상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자랑한다.

이같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특수 제작된 반사굴절 렌즈와 결합돼 훨씬 뛰어난 정밀도와 선명도를 가능하게 해준다. 시력 보정이 필요한 사용자는 ZEISS의 커스텀 광학 인서트를 활용해서 시각적 충실도와 시선 추적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공간 음향 시스템 강화도 핵심이다. 비전 프로는 음향이 사용자를 둘러싼 환경에서 들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음향과 공간의 조화를 이룬다. 각각의 오디오팟에 내장된 2개의 개별 증폭 드라이버는 사용자의 두상 및 귀 형태를 기반으로 조정된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고성능 시선 추적 시스템은 사용자의 눈에 비가시 광선 패턴을 비추는 고속 카메라와 고리 모양으로 늘어선 LED를 활용해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입력 기능을 구현한다.

이같은 최신 기술들은 애플의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을 통해 구현된다. 기존의 M시리즈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R1 칩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와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사용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R1은 눈을 한번 깜박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스트리밍해준다.

전력 효율도 높아 비전 프로는 전원이 연결된 경우 하루 종일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고성능 외장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대 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보안 기능도 대폭 강화돼 사용자 홍채 분석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는 '옵틱 ID' 보안 인증 시스템도 새롭게 적용됐다.

비전 프로의 출시가는 3499달러(약 456만원)로,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부터 우선 판매된다. 애플은 내년 중 판매 대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수십년 간의 애플 혁신에 기반을 둔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였으며, 예전에 보아왔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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