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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 생태계 더 넓힌다"…AI 반도체 사업 '박차'

등록 2023.06.08 07:10:00수정 2023.06.08 14: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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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2023.01.0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2023.0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LG그룹이 차세대 AI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재계 빅딜'로 반도체 사업을 빼앗기다시피한 LG그룹이 AI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면 반전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LG AI연구원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퓨리오사AI가 손잡고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초거대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 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고 협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LG AI연구원은 퓨리오사AI가 개발 중인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enegade)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기반의 '생성형 AI' 상용 기술을 검증한다. 퓨리오사AI는 초거대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의 평가 및 피드백을 설계, 개발, 양산 전 과정에 반영한다.

AI 반도체로 불리는 신경망처리장치(NPU·Neural Processing Unit)는 중앙처리장치(CPU·Central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GPU·Graphic Processing Unit)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추론 성능도 높아 AI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전설적인 반도체 디자이너 짐 켈러와 손잡고 AI 반도체 사업 참전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의 인공지능 컴퓨터 설계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지난달 31일 LG전자와 스마트TV, 전장,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전자는 프리미엄 TV를 비롯해 고성능 차량용 칩과 그밖에 다른 스마트 제품에 텐스토렌트의 AI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LG전자의 검증된 비디오 코덱 기술을 추가할 수 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이번 협력을 통해 LG전자는 미래 칩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관련 유난히 '아픔'이 있는 LG가 AI 반도체를 무기 삼아 반도체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한다.

【서울=뉴시스】 LG는 17~18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 소재 LG인화원에서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CEO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구본무 LG 회장이 CEO들과 '고객가치 혁신 전략'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LG그룹 제공)/ 이하늘기자 ehn06@newsis.com <관련기사 있음>

【서울=뉴시스】 LG는 17~18일 양일간 경기도 이천 소재 LG인화원에서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CEO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구본무 LG 회장이 CEO들과 '고객가치 혁신 전략'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LG그룹 제공)/ 이하늘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있음>

1979년 대한전선 계열 대한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던 LG는 과거 고(故) 구본무 회장 시절인 1989년 금성일렉트론을 설립하며 사업을 본격화한다. 1990년에는 1메가 D램, 1991년에는 4메가 D램을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구 회장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95년에는 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고, 1997년에는 1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그 이듬해인 1998년 정부로부터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아 DJ 정부는 소위 '재벌 빅딜'을 단행했고 그 안에는 LG 반도체와 현대전자 통합안도 있었다. 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현대그룹과의 법정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지지를 얻은 현대가 승리했고, 구 회장은 LG반도체 지분 100%를 현대전자에 넘겨주며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뗐다. 구 회장은 이후 정부와 함께 LG를 압박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발길을 아예 끊을 정도로 낙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LG반도체는 '현대반도체'로 바뀌었지만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다 결국 2001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고 이름도 '하이닉스'로 바꾼다. 하이닉스는 10년 이상을 주인 없는 상태로 지내다 2012년 SK그룹에 인수됐다.

단 LG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는 반도체 개발을 계속하는 만큼 LG그룹의 반도체 관련 사업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을 비롯해, 전장,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 연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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