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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파상공세에 네이버-카카오 서비스 수성 사활 걸지만...

등록 2023.06.08 14:47:20수정 2023.06.08 15: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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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하반기 검색 화면·앱 개편…카톡, 오픈채팅·스트레스 해소 노력

정치권 총선 앞두고 포털 때리기, 정부는 규제 선회…지원책 절실

네이버는 검색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는 검색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구글의 파상 공세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음원앱 1위 멜론마저 구글 유튜브 뮤직에 뺏길 처지다. 위기의식을 느낀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 개편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 규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하반기 검색화면과 애플리케이션(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네이버는 검색 홈 첫 화면에서 추천피드를 노출하는 형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추천피드에는 7개의 서비스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한다. SNS 인스타그램 등 세로로 화면을 내리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을 반영해 연속 스크롤 방식으로 UX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숏폼,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노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검색 화면 개편은 연내 출시 예정인 서치GPT 사용성을 고려했다. 네이버는 7월 초거대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강화에도 힘을 싣는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관심사 기반 실시간 채팅 서비스 ‘오픈톡’을 스포츠, 연예 등을 넘어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이처럼 서비스 개편에 적극적인 이유는 검색 시장 변화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정보 검색 시 포털보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페이스북 검색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네이버가 지켜온 검색 엔진 1위 자리도 흔들리고 있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검색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은 55.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4.8%) 대비 약 10%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구글의 점유율은 26.8%에서 35.3%으로 증가했고, 네이버와의 격차는 20% 이내로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질문에 바로바로 답해주는 챗봇이 등장하면서 AI 시대 검색 패러다임 변화 대응이 급선무가 됐다.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생성형 AI를 내놓고 있지만 네이버는 올 7월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 메신저 1위 카카오톡도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의 카톡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4145만8675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구글의 유튜브(4095만1188명)와 격차는 50만7487명에 그쳤다.

카카오도 올해 카카오톡의 질적 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세 번째 탭으로 분리시켜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게임, 연예, 재테크, 취미, 친목, IT 등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사와 반응도를 기준으로 ‘인기 있는 오픈채팅방’을 추천하고,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키워드를 제시하며 이용자 유입에 힘 쓰고 있다.

카카오는 10일 카카오톡 업데이트(v10.2.0)를 통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실험실에 추가했다고 밝혔다.(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는 10일 카카오톡 업데이트(v10.2.0)를 통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실험실에 추가했다고 밝혔다.(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카카오톡 이용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카톡이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달 단체 채팅방에서 알림 없이 나갈 수 있는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도입 약 3주만에 200만명이 해당 기능을 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토종 플랫폼 기업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구글과 유튜브 공세에 가속이 붙으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구글에게 시장을 내어줘야 한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구글(유튜브)의 공세로 음원 스트리밍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는 상황.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유튜브 뮤직 앱 사용자 수가 521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국내 음원앱 1위 멜론을 제쳤고 격차는 62만명으로 벌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비스 개편과 AI 고도화로 1위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최근 강화된 플랫폼 규제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게 문제다. 최근 여당은 네이버와 다음의 트렌드 추천 서비스를 두고 '실검' 논란을 제기했고, 포털 뉴스에 편향성, 공정 등 지적을 제기하며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정치권의 실검 부활 논란이 제기되자 당초 하반기 도입할 예정이었던 ‘트렌드 토픽’ 서비스 출시 여부를 재검토 중이다. 트렌드 토픽은 사용자들이 활발히 생산·소비하는 문서들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자동 추출한 문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플랫폼 규제도 산업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과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의 독과점 규제를 법제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을 논의 중이다.

반면 해외 빅테크의 경우 이런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역차별 불만이 제기된다. 구글은 ‘구글 트렌드’로 사실상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정치권의 비판을 피하면서 ‘꼼수’ 논란을 초래했다. 유튜브는 파급력이 급격하게 커졌으나 유해 콘텐츠나 가짜뉴스에 대한 검열은 소홀하다는 비판이 많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이제 혁신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견제에 사업부서들 스스로 많이 위축되면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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