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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대석]김종덕 장관 "영화 명량, 수직계열화 스크린 독점은 문제"

등록 2014.09.03 16:53:22수정 2016.12.28 13: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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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왜 나지?'라는 생각을 했지요. 정부와 캠프에 아는 분이 없는데 어떻게 내게 제안이 들어왔을까, 어떻게 나를 찾아냈을까가 궁금했어요. 지금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웃음)"  김종덕(57)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정부 요직 제안에 당황했다.  kafka@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왜 나지?'라는 생각을 했지요. 정부와 캠프에 아는 분이 없는데 어떻게 내게 제안이 들어왔을까, 어떻게 나를 찾아냈을까가 궁금했어요. 지금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웃음)"

 김종덕(57)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정부 요직 제안에 당황했다. 안식년을 맞이해 부인과 함께 여행 중이던 김 교수는 "생각해보겠다"는 말로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김 장관은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미국 디자인아트센터대학에서 석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시절 품은 생각은 김 장관이 장관직 제안을 수락하는 데 역할을 했다. 

 "유치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 나가면 한국사람은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잖아요? 저도 5년 넘게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나라와 조국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기여하고 바꿀 수 있는 게 있을까'를 고민했죠."

 같은 맥락으로 장관직은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했다. 다만 "과연 장관 자리에서 앞으로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역량이 있을까"를 고민하느라 머뭇거렸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누군가가 나를 추천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무언가를 해야겠구나'가 더 중요한 것 같았어요. 궁금하지만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 생각에 쏟는 시간이 아까웠어요. 지금은 일 잘하라고 앉혔겠거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NBC 영상감독, 선우프로덕션 감독, 한국데이터방송협회장, 한국디자인학회장 등을 지냈다. 홍익대에서 8년간 영상대학원장을 맡고 영상 프로덕션 대표와 감독을 지내는 등 영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영상과 게임콘텐츠, 애니메이션 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문화융성'의 국정 기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왜 나지?'라는 생각을 했지요. 정부와 캠프에 아는 분이 없는데 어떻게 내게 제안이 들어왔을까, 어떻게 나를 찾아냈을까가 궁금했어요. 지금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웃음)"  김종덕(57)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정부 요직 제안에 당황했다.  kafka@newsis.com

 "문화융성의 세부 과제는 국정 과제로 제시돼 나와 있는 상태로 추진하는 일만 남았다고 봐요. 이들은 계속 움직여야 할 엔진과 같은 것이고, 저는 여기에 몇 가지 별도의 엔진을 얹을 생각입니다."

 김 장관은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뜻을 같이했다. 특히 "게임이 영화보다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관련 분야에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할 것임을 밝혔다.

 "사용자와 공급자 양쪽에 다 책임이 있죠. 과연 관련 규제가 정부가 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몰입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집에서 부모들이 잘 관리해야 할 측면이라고 봐요.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수익을 내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일반 국민들의 세금으로 때우라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해산업이 그렇듯 사회적 비용은 산업이 가져야 할 의무죠. 정부가 개입하는 건 최소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산업에서는 17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성공신화를 새롭게 쓰고 있는 영화 '명량'을 예로 들었다. "우리 영화가 역사적 기록을 쓴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스크린이 도배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수직계열화를 통한 독점 현상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어떤 영화는 아무 때나 가도 볼 수 있지만 어떤 영화는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해요. 공정하지 않은 거죠. 시장에 개입해서 영화를 틀어라 말아라 할 수는 없지만 균형발전, 영화 산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일부 대기업이 너무 과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문화예술 분야의 제작환경으로 이어졌다. "이건 이익의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일을 열심히 해도 사느냐 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건 인권의 문제죠."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왜 나지?'라는 생각을 했지요. 정부와 캠프에 아는 분이 없는데 어떻게 내게 제안이 들어왔을까, 어떻게 나를 찾아냈을까가 궁금했어요. 지금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웃음)"  김종덕(57)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정부 요직 제안에 당황했다.  kafka@newsis.com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정해 지난 1일 발표한 방송제작 스태프 표준계약서 도입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반드시 표준계약서를 쓰게 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K팝과 TV드라마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오늘의 한류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지금처럼 연예인 중심, 방송콘텐츠, K팝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한류는 문화교류잖아요. 문화교류 측면에서 봐야 하는 거죠. 우리가 주는만큼 상대방 것을 소화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즐겨야 합니다. 양방향 문화 교류, 양방향 콘텐츠 교류가 다음 단계의 한류가 아닐까요?"

 김 장관은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직원들에게 '듣기'를 강조합니다. 잘 들을 것, 진심으로 들을 것, 진정성을 가지고 대할 것, 솔직하게 대할 것을 강조했죠. 그런가하면 안 되는 것들은 이유를 분명하게,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자고 주문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한 지적, 관련 아이디어 등을 수렴해 '문화융성'을 이루겠다는 다짐이다.

 ▲1957년 충북 청주 ▲경동고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미국 디자인아트센터대학 영상 디지인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미국 NBC 영상감독 ▲선우프로덕션 감독 ▲한국데이터방송협회장 ▲홍익대 영상대학원장 ▲한국디자인학회장 ▲한국뉴미디어협회 이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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