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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예측가능성 높여야" vs "수익추구에 목표 둬야"

등록 2015.06.30 16:56:01수정 2016.12.28 15: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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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상연 기자 =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성사가 사실상 국민연금의 선택에 달려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업 합병 등의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일반 국민들이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지침을 정할 것인가의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새정치민주엽합 최동익 의원 주관으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최동익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원칙과 환경을 고려해 이 문제(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결권 행사)에 접근해야 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필요해 마련된 시간"이라며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신장섭 교수,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최홍석 과장이 참석했다.

  채이배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는 국민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다만 이벤트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주주로서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주총을 준비하고 있고 의결권 찬반 논의가 되고 있을 텐데 SK C&C 반대 의사결정을 볼 때 아쉬웠던 점은 예측가능성을 높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잘못된 의사 결정과 경영을 할 때는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역할이라는 게 채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신장섭 교수는 "국민연금은 투자 기관이기 때문에 필요한 수익률을 내야하며, 국민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국익을 지키는 범위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적극적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패시브 펀드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여러 가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잘한 부분도 있다. 한국경제에 대해서 분명 공과가 있다. 하지만 엘리엇은 공이 없다. 이번 삼성과 엘리엇 문제는 국익차원에서 누구 편을 들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지침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감시기관에서 할 일이지 국민연금이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채 연구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채 연구위원은 "이슈가 하나씩 터질 때마다 국민연금이 어찌할지 모르고 우왕좌왕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재반박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 역시 "주주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이런 일이 터지고 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소를 잃기 전에 고쳐야 한다"고 채 연구위원의 의견을 거들었다.

 논쟁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최홍석 과장은 국민연금기금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과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금운용원칙,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등이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 시키냐는 것"이라며 강조하고는 "주주가치가 훼손될 거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반대한다"고 국민연금의 지향점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이것(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찬성)아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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