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내년 연말 배치 가능하나?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국방부가 30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대체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을 확정하면서 실전 배치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한·미 군 당국이 목표로 내세운 내년 연말까지 실전 배치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이 최근 5차 핵실험 등으로 국제사회에 거듭된 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드를 조기 배치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서두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지난 28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해 가능한 한 빨리 한반도 사드 배치 속도를 가속할 의사가 있다"며 사드 조기 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 지역 이동 가능성을 첫 언급하며 막혀있던 '사드 정국'을 풀었던 것도 실전 배치를 위해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대구·경북지역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기존 성산포대 외에 배치 지역을 옮길 수 있다고 밝힌 뒤로 사드 대체부지 선정이 급물살을 탔다.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던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해당 지역에서 다른 부지에 대한 검토를 요청을 해온다는 것을 전제로 대체부지 평가 가능성을 열여뒀고, 하루만에 성주골프장, 염속봉산, 까치산 등 3곳에 대한 평가에 착수했다.
하지만 한미가 사드 배치를 서두르는 것과 달리 목표한 내년 말까지 실전 배치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15개월 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부지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성주골프장은 롯데 측 소유의 사유지로 정부가 이를 매입한 뒤 용도 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뒤 미군 측에 공여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국방부가 수도권에 보유 중인 토지와 성주골프장 부지를 맞바꾸는 토지 맞교환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롯데 측과의 소유권 이전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국방부가 사유지를 제외한 국유지 가운데 적합지를 평가했고 성산포대를 결정했던 이유도 이처럼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다.
부지 확보가 끝나고 미군에 공여가 끝나야 부지 조성 공사와 기반시설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골프장 인근에 진입로 등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어 그리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그 뒤에도 공청회 등을 통한 지역주민 설득 작업을 해야하며,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의지를 갖고 밀어붙인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새로 부지를 닦아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 반대나 국회에서의 저항이 없다면 기술적으로 내년말까지 배치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정부 등에서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나설 경우 정치권 등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며 시민단체를 비롯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쪽에서 확실한 검증을 요구할 경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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