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드는 Y공작설…경찰 "이동훈, 尹대변인 맡기전 입건"
이동훈 전 위원, 지난 5월말 피의자 입건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골프채 받은 혐의
윤 전 총장 대변인으로는 6월에 임명돼
이 전 위원 "경찰수사, 정치공작과 같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1.07.13. [email protected]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논설위원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말 입건됐다. 이 전 논설위원은 지난 6월10일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는데 이보다 약 2주가량 앞서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던 것이다.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A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 4월1일 담당 수사 경찰관에게 따로 면담을 요청한 뒤 자신이 금품을 건넨 주요 인사들의 이름 등을 진술했는데, 이때 이 전 논설위원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보강수사를 진행한 뒤 이 전 논설위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이 A씨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등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논설위원이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되기 전 피의자로 정식 입건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최근 제기된 '여권 정치 공작' 주장이 자신에게 쏟아진 골프채 수수 등 혐의 관련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인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 전 논설위원은 지난 13일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향한 경찰 수사를 두고 '여권의 정치 공작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당시 "여권 사람이 찾아와 '와이(Y)'를 치고 우릴 도우면 (이번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며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한 그 날,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을 했던 이 전 논설위원이 윤 전 총장을 언급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Y'는 윤 전 총장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전 논설위원은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 Y가 누구인지, 공작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추가질문에는 일절 대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만 입장을 전했다. 이 전 논설위원의 발언의 사실 여부에 대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전망되는 이유다.
한편 이 전 논설위원 외에도 일간지 및 종합편성채널 기자, 종합편성채널 앵커, 포항 지역 경찰서장 총경 등이 A씨로부터 금품을 제공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특별검사도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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